[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0'에 참가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AI·8K TV 등 주요 사업 분야의 신제품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향후 10년은 ‘경험의 시대(Age of Experiences)’가 될 것”이라며 지능형 반려 로봇 ‘볼리(Ballie)’, 마이크로 LED를 적용한 ‘더 월’ 등 새로운 제품을 공개했다. LG전자도 “더 나은 삶을 위한 혁신(Innovation for a Better Life)”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LG 씽큐(ThinQ) 기반의 인공지능 가전을 내놨다. 벽에 완벽히 밀착하는 올레드 TV를 공개하는 한편 캐나다 인공지능 솔루션업체 엘레멘트 AI(Element AI)사와 함께 개발한 '인공지능 발전 단계(Levels of AI Experience)'를 발표했다.

삼성전자 “앞으로 10년 ‘경험의 시대’...로봇 등 AI접목한 ‘라이프스타일 가전’ 공개”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부문장 김현석 사장은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이 바뀌어 가면서 어떻게 새로운 경험을 만들고, 소비자를 어떻게 이해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 자리에서 “신가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의류관리기 등은 과거에도 나왔던 아이디어인데 (소비자의)생활이 바뀌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가전’이란 전에 없던 가전을 뜻하는 용어다. 기존 백색가전, TV 외에 의류관리기, 건조기 등 제품을 가리키는 데 사용돼 왔다. 특히 LG전자가 적극적으로 전통 가전이 아닌 제품을 ‘신가전’이라고 부르며 가전 시장 내 새로운 카테고리 인식을 형성했다.

삼성전자는 소비자의 ‘경험’에 보다 주목하며 ‘라이프스타일 가전’이란 용어를 지향하고 있다.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혁신의 일환으로 가전을 비롯해 지능형 로봇, TV에서도 차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로봇 연구개발에도 공들이고 있다. 김 사장은 6일(현지시간) 열린 CES 기조연설에서 그는 ‘기술혁신이 가져올 일상의 변화’에 대해 연설하며 지능형 반려 로봇 ‘볼리(Ballie)’를 시연했다. 이 자리에서 “향후 10년은 ‘경험의 시대(Age of Experiences)’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 모양의 볼리는 사용자를 인식해 따라 다니며 명령에 따라 집안 곳곳을 모니터링한다. 사용자 명령을 인식하고 집안의 모든 사물인터넷 기기를 연동한다. '온 디바이스 AI(On-Device AI)' 기능도 탑재해 보안과 프라이버시 보호를 강화한 시큐리티 로봇이나 피트니스 도우미 역할을 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일종의 ‘허브’다.

김 사장은 “경험의 시대에는 다양한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공간을 변화시키고 도시를 재구성해야 한다.삼성의 인간 중심 혁신이 이 같은 과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며 “개인 삶의 동반자 역할을 하는 볼리는 인간 중심 혁신을 추구하는 삼성전자의 로봇 연구 방향을 잘 나타내 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금 보는 로봇은 하나의 예일 뿐”이라며 “삼성의 비전은 귀여운 로봇 그 이상”이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CES에서 헬스·라이프케어 로봇 '삼성봇' 3종과 '웨어러블(착용형) 보행 보조 로봇(GEMS)' 등을 공개한 바 있다. 김 사장은 이와 관련해 “올해 6~7월 정도에는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김 사장은 CE(소비자가전)부문의 주요 사업 방향으로 라이프스타일 가전 강화와 더불어 8K 시장 확대, 마이크로 LED를 적용한 2020년형 라이프스타일 TV '더 월' 등 새로운 시장 육성도 꼽았다. 더 월은 마이크로 LED를 적용한 모듈러 기반 스크린으로 뛰어난 화질은 물론 베젤, 사이즈, 화면비, 해상도 등에 제약이 없는 특징을 가지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CES에서 75형·88형·93형·110형 등 다양한 크기의 제품을 선보인다. 메인 전시관에는 150형과 292형을 전시한다.

LG전자 “더 나은 삶을 위한 혁신(Innovation for a Better Life)...인공지능 씽큐(ThinQ) 기반 가전 선보일 것”

지난해 1월 열렸던 ‘CES 2019’에서 롤러블 방식의 올레드(OLED, 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선보였던 LG전자는 올해 벽에 완벽히 밀착하는 올레드 TV를 공개했다.

LG전자는 7일(현지시간) 2020년형 LG 올레드 TV 라인업을 공개했다. 보다 강력해진 인공지능 프로세서 '알파9 3세대(α9 Gen3)'를 신제품에 새롭게 적용했다. 55, 65, 77, 88 등 기존 올레드 TV 라인업에 48형 제품도 처음 내놓는다.

LG전자의 ‘벽밀착 TV’는 화면, 구동부, 스피커 등을 포함한 TV 전체가 벽에 완전히 밀착된다. LG전자는 이를 구현하기 위해 새롭게 TV 내부와 후면 디자인을 설계 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TV를 벽걸이로 설치하게 되면 벽에 부착하는 부품인 브라켓 때문에 벽과 TV 사이에 브라켓 두께 만큼의 공간이 생기곤 했지만, 신제품에서는 이를 본체에 내장해 벽걸이 부위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했다.

LG전자는 “LG TV 디자인 혁신은 백라이트가 필요없는 올레드이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하며 글로벌 올레드 TV 진영의 확대를 지속 선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LG전자 HE사업본부장 박형세 부사장은 "올레드만의 차별화된 강점을 기반으로 시장 선도 제품을 지속 선보이고,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Mandalay Bay) 호텔에서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고 ‘인공지능(AI)의 4단계 발전 기준’도 공개했다. LG전자는 AI가 4단계까지 도달하면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검증까지 할 것으로 내다봤다.

LG전자는 이날 행사에서 캐나다 인공지능 솔루션업체인 엘레멘트 AI(Element AI)사와 함께 개발한 '인공지능 발전 단계(Levels of AI Experience)'를 발표했다.

LG전자의 CTO(최고기술책임자) 박일평 사장은 "LG 씽큐(LG ThinQ)와 같은 인공지능의 의미 있는 성장을 위해 산업 전반에 명확하고 체계화된 로드맵이 필요하다"며 "올바른 기술 개발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궁극적으로는 고객의 더 나은 삶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가 소개한 인공지능 발전 단계는 ▲1단계 효율화(Efficiency) ▲2단계 개인화(Personalization) ▲3단계 추론(Reasoning) ▲4단계 탐구(Exploration) 등 총 4단계로 구성돼 있다.

1단계의 인공지능은 지정된 명령이나 조건에 따라 제품을 동작시킨다. 현존하는 대부분의 인공지능 제품들은 1단계 기술을 탑재하고 있다.

2단계부터는 사용자의 행동을 분석해 패턴을 찾고 사용자를 구분할 수 있다. 하나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여러 사람이 동시에 사용하더라도 각자의 목소리, 얼굴, 사용 방식 등을 분석해 고유의 패턴을 찾는다. 2단계에 속하는 인공지능 냉장고는 사용자가 과거에 어떤 음식을 즐겼는지 이해하고 상황에 맞는 레시피를 추천할 수 있다.

3단계에서 AI는 각기 다른 제품과 서비스에서 수집된 여러 접점의 데이터를 분석해 행동의 원인과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사용자가 보일러를 켜고 센서가 달린 옷장에서 두꺼운 옷을 꺼내 입으며 뜨거운 원두커피를 내려 마시면 ‘추론’ 단계의 인공지능은 사용자의 행동이 온도나 체온을 높이기 위한 것임을 파악하는 식이다.

4단계는 인공지능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해 더 나은 솔루션을 제안하는 단계다. 인공지능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하고 지식을 습득하면서 새로운 정보가 사용자의 삶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도록 유의미한 실험을 반복한다는 게 LG전자 측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가전제품 시장의 화두가 ‘인공지능’과 ‘소비자’로 꼽히는 만큼 남은 CES 기간 동안 업계 선두주자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를 신제품들에 어떻게 접목했는지에 각계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며 “지난해 CES 이후 8K TV를 둘러싸고 양 사의 신경전이 이어졌던 만큼 올해 8K TV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관심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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