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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삼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을 촉구한다또 대형 금융소비자 피해 터져
연기영 동국대 법대 명예교수 | 승인 2019.08.26 10:44

[여성소비자신문]요즈음 '사모펀드'라는 금융상품으로 야단법석이다. 조국 법무장관후보자가 지명되면서부터 일반 대중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사모펀드(Private Equity Fund: PEF)란 공모펀드와는 달리 개인 간의 계약 형태로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운용하는 펀드이다.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주식·채권 등에 운용하는 펀드이며, 투자신탁업법에서는 100인 이하의 투자자, 증권투자회사법은  49인 이하(50인 미만)의 특정한 소수로부터 자금을 모아 운용하는 펀드로 정의한다.

사모펀드는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와 회사 경영에 직접 참여하거나 경영·재무 자문 등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로 구별한다. 공모펀드와는 달리 운용에 제한이 없어 자유로운 운용이 가능하다.

이러한 사모펀드 형태의 상품이 제도권 은행과 증권사에서 판매되어 대형 금융사고를 일으켰다. 문제가 된 상품은 미국(5년물)과 영국(7년물) CMS(이자율스와프) 금리연계상품과 독일 국채(10년물) 금리연계상품으로 은행에서는 ‘사모 DL’ 상품으로, 증권사에서는 ‘사모 DLS’로 판매됐다.

외국의 금리나 환율, 원유, 금, 은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이다. 주요국의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에 투자한 파생결합펀드(DLF)가 대규모 원금손실 위기에 처했다. 예상과 달리 금리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7일 기준 전체 판매잔액은 8224억원으로 그 중 99.1%(8150억원)가 은행에서, 나머지 74억원은 증권사에서 팔렸다. 회사별로는 우리은행이 401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KEB하나은행 3876억원, KB국민은행(262억원)에서 주로 판매됐다. 유안타증권(50억원), 미래에셋대우(13억원), NH투자증권(11억원) 등 증권사에서도 일부 판매됐다.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DLS) 불완전 판매 의혹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는 가운데 수익률 하락으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에 대한 구제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독일 국채금리 연동상품은 7일 기준 판매잔액(1266억원) 전액이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이 상품은 우리은행(1255억원)과 NH투자증권(11억원)에서 판매됐는데 금리 만기(2019년 9~11월)시 예상 손실률은 95.1%에 달한다.

만약 해당 상품에 1억원을 투자했다면 불과 500만원만 건지는 셈이다. 미국과 영국의 CMS 금리연계상품 역시 지난 8월 7일 기준 판매잔액의 85.8%에 해당하는 5973억원이 손실구간에 진입했다고 한다. 이 상품은 아직 만기 시까지 1년 이상 남았지만 현재 금리 수준이 만기까지 이어진다면 절반 이상 손실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 무엇이 문제인가?
 
금융당국이 뒤늦게 관련 상품 판매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서면서 의혹을 규명하려고 하지만 현실적 어려움에 부딪힌 상황이다.

우선 사모펀드 형태로 판매돼 금융회사의 불완전 판매 증거를 잡아내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당국의 실태조사 결과 금융권의 DLF 판매액은 약 1조원이다. 법인도 있지만 개인투자자가 90%로 36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투자자들의 평균 투자액은 2억원이라고 한다.

이번 사태를 통해 소비자들은 리스크가 높은 금융상품을 안전 자산 위주로 다루는 은행에서 적극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지에 의문을 품고 있지만 시중은행들의 비이자이익 확대 정책과 깊은 관련성이 있다.

그동안 시중은행들은 대출영업 중심의 이른 바 ‘이자 장사’로 손쉽게 수익을 올렸지만 대출관련 정책 강화로 비이자이익 확대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위험 상품을 개발하여 판매하는 과정에서 무리하게 영업을 확대하면서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볼 수 있다.

현 단계 소비자피해 대책은?

과거에도 고위험상품의 원금손실로 분쟁이 발생, 은행이 배상한 사례가 있었다.

우리은행은 2005년 장외파생상품인 파워인컴펀드를 팔았다가 100% 원금손실이 발생해 70% 손해배상한 바 있다. 공모펀드임에도 불구하고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50% 배상을 권고했지만 법원 소송에서 배상률이 70%로 늘어났다.

최근 금융소비자연맹 등 금융소비자 관련 단체들은 금리연계 파생결합증권(DLS) 사기 판매 혐의로 우선 우리은행을 검찰에 형사고발하고, 추후에 하나은행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 단체들은 “우리은행이 판매하고자 한 독일 국채금리 연동 금융상품이 ‘매우 위험한 상품’으로 평가받고 있었다는데 이를 속이고 전국의 지점 프라이빗 뱅커센터를 통해 고객들에게 ‘저위험상품’ 내지 ‘안전자산’인 것처럼 속여 적극적으로 판매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재로서는 해당 금융상품의 평가손실이 원본 전액에 이른다면 기망에 따른 피해액이 1266억원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또한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와 법원을 통한 민사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공모펀드가 아닌 사모펀드형 상품이기 때문에 개별적인 약정 형식으로 거래되었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대단히 불리하다. 사행성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고객 의사와 완전히 배치되는 상품권유로 불완전판매에 해당한다는 입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재삼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을 촉구한다

이미 필자는 2년 전에 여성소비자신문 칼럼(2017.9.27.자 여성소비자신문)에서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이 시급함을 강력히 주장한 바 있다.

금소법이 제정됐다면 이번 사태(DLS·DLF)에 대처하는 데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사고가 터지자 금융당국 수장들이 한목소리로 법통과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국회 내에서도 입법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낙관할 수 없다.

이미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새로운 정책과 법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2011년 G20 정상회의에서 OECD는 ‘금융소비자보호 10대 원칙’을 공동선언문으로 채택한 후 우리나라에서도 이 법이 지난 2011년 18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되어 법제정을 추진하여 왔지만 아직까지 논의만 무성하고 결실은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총 14개 법의 제정안이 발의됐으나 이중 9건이 기한 만료로 폐기되고, 현재 정부안을 비롯해 5건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제 국회에서 잠자고 있던 금융소비자보호법을 속히 제정해야 한다.

많은 입법안이 나와 있지만 반드시 ‘금융소비자 보호’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이미 2년 전에 입법방향을 제시한 필자의 주장을 다시 한 번 정리하여 본다.

정부의 입법안에 들어 있는 내용으로는 위법계약 해지, 중도상환수수료 부과 제한, 징벌적 과징금(설명의무, 부당권유 금지, 불공정영업행위 금지, 금융소비자 재산상황에 적합하지 않은 상품 구매권유 금지,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구매하려는 상품이 재산상황에 적정하지 않을시 고지, 광고규제 등 6대 판매행위 위반) 등이 있다.

이 입법안은 금융소비자 주권이 확립될 수 있도록 국회 심의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이 보완되어야 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자 한다.

첫째, 금융위원회 내에 금융감독원과 금융소비자보호원을 구분하여 운영하는 분리형 감독체제가 우리나라의 실정에 적합하다고 판단하여, 금융소비자보원의 설치를 법안에 포함시켜야 한다.
 

둘째,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집단소송제도 등 실질적인 금융소비자 권리구제제도 전면작으로 도입해야 한다.

셋째, 4차산업혁명시대에 새로운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금융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대한 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인공지능과 새로운 IT기술을 활용하여 크라우드펀딩, 핀테크, 로보어드바이저 기법이 이용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법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제 무엇보다도 금융소비자주권 확립을 위해 금융소비자보호기본법의 제정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력히 호소한다.

연기영 동국대 법대 명예교수  yeunky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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