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롯데그룹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VCM(Value Creation Meeting)을 통해 ‘대내외 리스크 대비’를 강조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20일 하반기 VCM 통합세션에서 “고객, 임직원, 협력업체, 사회공동체로부터 우리가 ‘좋은 일 하는 기업’이라는 공감을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의 급변하는 사회 환경에 따른 리스크를 언급하며 위기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성장전략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은 이날 “수많은 제품과 정보가 넘쳐나는 시기에 특징 없는 제품과 서비스는 외면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기업이 단순히 대형·유명 브랜드를 보유한 것만으로도 안정적 성장을 담보할 수 있던 시대는 지났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그는 “매출 극대화 등 정량적 목표 설정이 오히려 그룹의 안정성에 위협이 되고 있다”며 “이제는 우리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더 큰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 돼 사회와 공감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일본 정부가 반도체 필수소재 수출규제를 단행하면서 일본산 제품 불매 운동이 일어나 롯데그룹에도 여파가 미치고 있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는 소재 관련 수출규제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다만 지배구조상 일본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유니클로나 아사히 등 일본계 브랜드도 여럿 보유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이 때문에 일본 수출규제의 영향을 받아 2주 만에 시가총액이 1조원 가량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신 회장은 이어 “최근엔 기술 진보가 빠르기 때문에 안정적이던 사업이 단시일 내에 부진 사업이 될 수도 있다”며 “투자 진행 시 수익성에 대한 철저한 검토와 함께 환경, 사회, 지배구조 요소도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권한이양을 통해 기동력있는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하고, 조직문화 개선을 통해 우수한 젊은 인재 확보·육성에 나서야 한다”고도 했다.

VCM은 사업군별로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등이 모여 중장기 전략을 공유하고 이에 대해 다같이 논의하는 자리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회의지만 일본의 수출규제 등과 맞물린 데다 신 회장이 회의 전 약 열흘 간 일본 출장을 다녀오면서 특히 재계의 시선이 모였다. 신 회장은 일본의 금융권 및 재계 관계자와 만나 현지 분위기를 파악하고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5일이나 진행된 회의일정 동안 일본 현지 기류를 계열사 임원들과 공유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16일 식품 BU를 시작으로 17일 유통 BU, 18일 화학 BU, 19일 호텔‧서비스 BU 순으로 하반기 사장단회의 'VCM(Value Creation Meeting)'을 진행한 바 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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