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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퇴진 vs ‘불명예’ 사퇴…퇴장 회장님들의 명암동원 김재철·코오롱 이웅렬 “후진양성”…SK 최태원·효성 조현준 “투명경영…이사회 의장 退”
금호 박삼구·한진重 조남호, 경영악화…동부 김준기·호식이두마리치친 최호식, 여직원 성추행
김인수 기자 | 승인 2019.04.19 08:38
사진제공=뉴시스 / 왼쪽부터 김재철 전 회장, 이웅렬 전 회장, 최태원 회장, 조현준 회장

[여성소비자신문 김인수 기자] 대기업 회장들이 줄줄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있다. 아름답게 퇴장하는 회장과 경영악화로 인해 불명예롭게 퇴진하는 회장들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며 이들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명예로운 퇴장을 알린 인물은 김재철 전 동원그룹 회장, 이웅렬 전 코오롱그룹 회장 그리고 투명경영 강화를 위해 이사회 의장직에서 사퇴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대표적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조남호 한진중공업 전 회장은 경영악화로 인해, 또 김준기 전 동부그룹 회장과 최호식 전 호식이두마리 치킨 회장은 성추행 혐의로 불명예로운 퇴진을 한 인물로 꼽힌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은 지난 16일 동원리더스아카데미에서 열린 동원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회장직 용퇴 뜻을 밝혔다.

김재철 회장의 퇴진선언은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창업세대로서 소임을 다했고 후배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물러서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이날 “동원이 창립된 1969년은 인류 최초로 우주인 닐 암스트롱이 달에 발을 디딘 해이기도 하다”며 “선진국은 달에 도전할 때에 동원은 바다 한가운데에 낚시를 드리워 놓고 참치가 물기를 기다리는 사업을 시작했다. 엄청난 갭(gap)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현직 동원 가족 여러분들이 낙담하지 않고 열심히 땀 흘렸다”면서 “그 결과 오늘날 동원은 1, 2, 3차 산업을 모두 아우르는 6차 산업을 영위하고 있고 세계로 진출해 국내외에 2만여명의 동원 가족이 됐다”고 강조했다.

김재철 회장은 앞으로 재계 원로로서 사회를 위해 기여하고 봉사하는 일도 해나갈 계획이다.

동원그룹의 김재철 회장에 이어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이 이끌어나가게 된다.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은 지난해 11월 28일 사내방송을 통해 2019년 1월 1일자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전격 밝혀 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 1996년 40세의 나이에 회장직에 오른지 23년 만의 퇴진이다.

이웅렬 회장은 “처음 회장 자리에 올랐을 때 20년만 코오롱의 운전대를 잡겠다고 다짐했는데 3년이 더 흘렀다”며 “지금 아니면 새로운 도전의 용기를 내지 못할 것 같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앞으로 코오롱의 경영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고 새로운 창업의 길을 가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웅렬 전 회장은 퇴임인사 약 1주일여 후인 지난해 12월 4일 상속세 탈세 혐의에 대한 본격적인 검찰 수사 소식이 전해지면서 아름다운 은퇴는 빛이 바랬다. 184억원 규모의 차명주식 보유 사실을 숨긴 혐의로 지난 2월 14일 불구속기소 됐다.

이 전 회장의 부친인 고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남긴 계열사 코오롱생명과학 주식 38만주를 차명으로 보유하면서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지난 3월 5일 SK㈜가 이사회에서 의결한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직을 겸직하도록 했던 기존 정관을 변경하는 안건’이 3월 27일 주주총회에서 통과됐다.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된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이 의장직을 맡게 됐다. 염 신임 의장은 사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를 소집하고 이사회의 모든 회의를 주재하게 된다.

하지만 염재호 신임 의장의 이사회 독립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염재호 의장은 고 최종현 SK 선대회장이 설립한 한국고등교육재단의 장학생 출신으로, 최태원 회장과는 신일고와 고려대 동문이다.

이에 국민연금은 염재호 전 고려대 총장의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의견을 냈고, 좋은기업지배연구소도 “최태원 회장과의 학연 등으로 사외이사로서 독립성이 부족하다”며 이사회 의장과 사외이사 선임을 반대했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도 지난해 3월 지주사인 ㈜효성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놨다.

신임 이사회 의장은 박태호 서울대 명예교수가 맡았다. 박 신임 의장은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출신으로 2015년부터 효성 사외이사직을 역임했다.

조 회장의 의장직 사퇴는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를 위한 행보다.

효성은 지난해 6월 1일 투자를 담당하는 지주회사 ㈜효성과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 4개의 사업회사로 인적분할 했다.

한편 조현준 회장은 지난 2017년 조석래 명예회장이 ㈜효성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뒤 그 자리를 이어받았다.

사진제공=뉴시스 / 왼쪽부터 박삼구 전 회장, 조남호 전 회장, 김준기 전 회장, 최호식 전 회장

반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재신임안이 부결되면서 대표이사직을 박탈당했다. 이후 여러 악재에 시달려온 조 전 회장은 지난 8일 LA의 한 병원에서 폐질환으로 별세했다.

대한항공 한진家 3세의 경영권 상속에는 험로가 예상된다. 조양호 전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을 상속받으려면 상속세율(50%)에 따라 약 1700여원을 납부해야 한다. 한진 오너 일가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의 지분은 28.95%다. 문제는 한진 오너가가 보유한 한진칼 주식의 상당수가 담보로 묶여 있어 상속세를 납부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도 그룹 경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3월 28일 퇴진의사를 밝히고 불명예로운 사퇴를 했다. 이로써 그룹 회장직 및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등 2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직과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2018년 감사보고서 관련, 그룹이 어려움에 처하게 된 책임을 통감하고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감사의견 ‘한정’을 받은 후 회사채를 상장폐지시킬 위기에 몰린 바 있다.

그룹은 일단 이원태 부회장을 중심으로 각 계열사 사장단이 ‘그룹 비상 경영위원회’ 체제로 이끌고 빠른 시일 내에 외부 인사를 그룹 회장으로 영입할 계획이다.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도 경영악화 책임을 지고 경영에서 물러났다. 30년간 이끌던 한진중공업 경영권을 내려놓게 된 것이다.

조남호 회장은 한진그룹 설립자인 고 조중훈 회장의 차남이며 조남호 한진그룹 회장의 친동생이다.

조 회장의 불명예 퇴진은 자회사인 필리핀 현지법인 필리핀 수빅조선소의 부실 여파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빅조선소는 지난 1월 자본잠식이 발생했으며, 현재 현지 법원을 통해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면서 모회사인 한진중공업에 수빅 조선소의 손실이 반영, 한진중공업도 자본잠식에 빠졌다.

한진중공업의 신임 대표이사로 이병모 사장이 선임됐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지난 2017년 9월 비서 성추행 혐의로 피소되면서 불명예 퇴진했다.

김 회장은 그해 9월 21일 입장문을 내고 “제 개인의 문제로 인해 회사에 짐이 돼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 오늘 동부그룹의 회장직과 계열회사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 밑에서 3년간 일한 여비서 A씨는 그해 2~7월 사무실에서 자신의 허벅지와 허리 등을 만지는 장면이 찍힌 동영상을 증거자료로 경찰에 제출하며 김 회장을 고소했다. 동영상에는 “너는 내 소유물이다”라며 “반항하지 마라”는 내용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 측은 “여비서를 만진건 맞지만 상호 동의하에 이뤄진 일”이라고 변명했다.

김 회장 후임에 이근영 전 금융감독원장을 그룹 회장에 선임했다.

최호식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도 여직원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된 후 2017년 6월 9일 회장직에서 물러난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고객과 가맹점주들에게 죄송스러운 마음과 회사를 위한 도의적 책임을 지기 위해 최호식 대표는 오늘 자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최 전 회장은 그해 6월 3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인근 일식당에서 20대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됐다.

여직원은 이날 오후 6시께 해당 일식집에서 단둘이 식사를 하던 중 최 회장이 자신을 끌어안는 등 강제로 신체 접촉을 했다며 고소했다. 반면 최 전 회장은 성추행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올해 2월 1심에서 최호식 전 회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수강을 명령했다.

김인수 기자  kis@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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