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의 대명사로 불리는 유기농 화장품에서 농약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기농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충격이 커지고 있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원장 이정복)은 지난 8일 유통기한이 짧아 변질되거나 잘못 사용시 피부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천연물질 사용 화장품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실시한 결과, 56개의 제품 중 3개 제품에서 벼농사 등에 사용되는 농약이, 다른 3개 제품에서는 기준치 이상의 방부제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제품은 포장에 성분을 제대로 표기하지 않고 시중에 판매했다. 특히 외국 유명 브랜드 제품에서도 농약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나 화장품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연구팀에 따르면 2011년 7월부터 12월까지 일반매장과 인터넷몰 등에 유통된 천연ㆍ유기농화장품을 대상으로 잔류농약 218종과 보존제 7종을 검사한 결과, 3개 제품에서 잔류농약이 검출됐다.

검사 결과 A사의 바디오일에서는 살충제 말라치온이 0.05mg/kg 나왔고 B사의 스킨에서는 살균제 퍼메스린이 0.55mg/kg, C사의 페퍼민트 분말에서는 살균제 트리싸이클라졸이 11.7mg/kg 검출됐다. D사에서 만든 천연원료 폼클렌징에는 기준치인 0.5%를 0.63% 초과하는 방부제가 포함된 것으로 분석됐다.

A사 바디오일에서 검출된 말라치온은 비알러지성 천식을 유발할 수 있는 살충제이며 B사 제품에서 나온 퍼메스린은 모기 등을 쫓는데 사용되는 살충제다. C사 제품에서 나온 살균제 트리싸이클라졸은 벼의 입도열병에 사용된다. 
‘유기농’이란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농사방법이다. 따라서 유기농 화장품들은 유기농법으로 재배된 천연 원료를 사용한 제품 임으로 알레르기 및 피부 트러블 유발 가능성이 있는 원료는 배제되어야 한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화장품 원료추출과정에서 잔류농약이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성분검사결과를 지난달말 식약청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식약청은 해당 제품의 성분 검사 내용을 확인한 뒤 제조ㆍ판매 금지 등 행정조치를 할 예정이다.

한편 일부 유기농 화장품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됨에 따라 천연ㆍ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정확한 인증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유기농 화장품 가이드라인이 운영되고 있으나 국제적인 표준과는 매우 큰 차이가 있어 국내 유기농 화장품에 대한 인증 시스템과 인증마크가 도입돼야 하며 국산 유기농 원료의 개발과 국제 기준에 적합한 유기농 원료 인증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송현아 기자  sha@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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