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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 “커피도 이제는 항산화 시대”
김성민 기자 | 승인 2018.10.29 11:28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

[여성소비자신문 김성민 기자]기호식품의 대명사로 꼽히는 커피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최근 가성비에 심리적 만족을 더한 가심비가 소비자 트렌드로 부각되면서 맛과 향은 기본으로 챙기고, 좋은 원료를 사용한 프리미엄 커피로 상향하는 움직임이 짙어졌다. 이런 트렌드 속에서 일동후디스는 지난해 말 프리미엄커피 브랜드 ‘노블’을 출시, ‘건강 커피’라는 차별화된 콘센트를 앞세우며 커피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일동후디스는 앞서 2015년 ‘앤업카페’로 커피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앤업카페는 300㎖ 대용량 컵커피로, 기존에 200㎖와 250㎖로 양분되던 컵커피 시장에서 볼 수 없던 제품이었다. 대용량 컵커피 전략은 주효했고, 이후 커피업계는 앤업카페를 따라 대용량 제품을 연이어 선보였다.

프리미엄 유아식으로 명성을 얻은 일동후디스의 커피 사업 진출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처음 커피 사업을 시작할 때 내부적으로 반대의 목소리도 있었다고 한다.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식품회사가 커피를 파는 것은 어불성설이란 것이다.

하지만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이 회장은 커피와 관련된 수십 권의 논문을 독파하며 ‘커피는 단점보다 장점이 많다’는 확신을 가졌다. 특히 그는 커피의 생두(그린커피빈)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에 주목했다. 폴리페놀은 세포 노화를 촉진하는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항산화 성분이다.

이 회장은 2년간의 연구 끝에 작년 11월 폴리페놀 성분을 세배 가량 강화한 커피 브랜드 ‘노블’을 선보였다. 그는 “커피는 커피믹스의 경화유지 성분 등이 문제가 되는 것이지 사실 커피 생두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은 대부분 섭취할수록 좋다. 생두에는 폴리페놀의 일종인 클로로겐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지만, 로스팅하는 과정에서 많이 소실된다. 이런 점을 고려해 노블은 마일드 로스팅한 커피에 그린빈 추출물을 블렌딩해 폴리페놀 함량을 높였다. 일반 커피 대비 폴리페놀의 함량이 약 2~4배 높고, 제품에 따라 120mg에서 160mg이 담겨있다. 노블커피 한 잔에는 폴리페놀 160mg이 들어 있어 하루에 2~3잔을 마시면 1일 효과 볼 수 있는 폴리페놀을 대체로 채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그동안 심혈관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식물성 경화유지도 과감히 뺐다. “카페라떼와 믹스커피에 사용되는 일반적인 크리머는 식물성 경화유지가 주성분인데, 경화유지는 인공적으로 만든 포화지방이기 때문에 과다하게 섭취할 경우 몸 속 나쁜 콜레스테롤이 증가하는 등 심혈관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일 마시는 커피니까 더 건강하게 만들어보자 하는 마음으로, 노블은 식물성 경화유지와 첨가물을 빼고 신선한 코코넛오일과 1A 등급의 우유를 사용해 건강함은 물론, 라떼 특유의 깊고 부드러운 맛을 살렸다”고 설명했다.

기호식품인 커피에 건강을 더한 새로운 전략에 대해 “커피는 기호품인데 성공할 수 있겠냐는 걱정을 많이 받았다. 나는 오히려 기호품이어서 성공할 것이라고 본다. 아무리 몸에 좋은 약이나 건강식품도 계속 먹기는 어렵지만, 오히려 커피는 기호식품이니까 부담없이 평생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 이 커피가 많이 보급되면 국민 건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만약 다른 회사에서 모방해 비슷한 제품을 내더라도 국민 건강에 기여하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국내 최초 혁신 제품으로 승부

이 회장이 선보인 선도적인 제품은 커피뿐만이 아니다. 일동후디스는 산양분유, 초유, 그릭요거트, 카카오닙스차 등 내놓는 제품마다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그 비결에는 ‘남 따라 하면 만년 2등이다. 남들이 만들지 않는 것, 조금 비싸도 건강에 좋은 것만 만든다.’는 이 회장의 경영철학이 담겨있다.

일동후디스의 역사는 일동제약이 식품산업 진출을 위해 1996년 국내 최초의 종합이유식 ‘아기밀’을 개발한 남양산업을 인수하면서부터 시작된다. 당시 아기밀은 연 매출 98억 원, 유아식 시장점유율 3%에 불과했다. 하지만 일동후디스로 사명을 바꾼 뒤 2016년 연 매출 1500억 원, 시장점유율 20%대 회사로 성장했다. 이는 9년 사이 매출은 9배, 시장점유율은 8배나 늘어 난 것이다.

특히 일동후디스는 국내 최초로 자연방목 원유에 초유를 배합한 청정분유 ‘트루맘’과 뉴질랜드 산양유로 제조한 ‘산양분유’를 출시하면서 유아식업계 전체의 품질 경쟁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2003년 5월 출시된 산양분유는 세계최초 산양분유를 개발한 데어리고트사에서 탈지하지 않은 신선한 산양원유를 착유 24시간 내 가공하여, 소화흡수 잘되고 다양한 생리활성 성분이 함유된 뉴질랜드 산양유의 영양적 특성을 그대로 살린 것이 특징으로, 지난해까지 1600만 캔이 팔리며 국내 산양유아식 부문 1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친환경이 부각되기 전이었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먹여야 하니 가장 깨끗하고 좋은 원료를 고집했다. 항상 가격경쟁이 아니라 품질경쟁을 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런 경영철칙 때문에 이 회장은 로하스(LOHAS·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 경영을 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로하스는 한국표준협회에서 도입한 친환경 인증 제도로 지속건강을 위해 환경까지 생각하는 소비 스타일을 뜻한다. ‘후디스 프리미엄 산양유아식’, ‘트루맘 뉴클래스 퀸’, ‘후디스 청정 저온살균 우유’ 등 후디스의 유아식과 유제품 대부분이 로하스 인증을 받았다.

종합식품회사로 변신 中

일동후디스는 이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최근 더 큰 도약을 준비 중이다. 영유아회사로 시작해 유제품에 이어 커피까지 취급하는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유업계가 요거트 제품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2012년 7월 국내최초 그리스 전통 홈메이드 방식으로 만든 그릭요거트 ‘후디스 그릭’을 선보이며 국내 그릭요거트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당시 국내 요거트는 각종 첨가물과 색소 등을 넣어 공장에서 대량생산한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이에 그리스 가정에서 만드는 전통 방식을 적용한 그릭요거트를 선보였다. 그릭요거트는 장수 마을이 많은 그리스 등 지중해 지방의 전통발효유로서 인공첨가물 없이 발효시킨 요구르트를 말한다. 신선한 우유를 2배 농축한 뒤 안정제, 색소 등 인공첨가물을 일절 넣지 않고 각각의 용기에 담아 개별 발효시켰다. 또한 유청을 제거하지 않아 단백질, 칼슘 함량이 풍부하며 1500억 마리 이상의 생 유산균이 담겨있어 영양섭취는 물론 장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후디스그릭은 경쟁 제품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소비자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2012년 7월 출시 이후 지난 6년간 연평균 50% 이상 꾸준한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6월 말 기준 누적 판매량 5000만 개를 돌파하며 국내 최초 그릭요거트 브랜드로서의 저력을 입증했다.

또한 일동후디스는 세계 최초로 카카오닙스차를 개발, 판매하고 있다. 카카오닙스는 초콜릿의 주원료인 카카오 열매를 발효·건조시켜 로스팅한 후 껍질을 제거하고 적당한 크기로 분쇄한 것으로, 항산화 물질 ‘폴리페놀’이 녹차나 홍차, 적포도주보다 최대 16배 정도 더 함유되어 있다.

이 회장은 세계 최초(액상차 기준)로 액상 차 형태의 카카오닙스차를 개발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일동후디스는 2016년 국내 최초로 홈쇼핑에서 카카오닙스 제품을 판매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당시 카카오닙스 열풍이 불면서 많은 소비자가 카카오닙스를 구매했지만, 원물로 씹어 먹기에는 씁쓸한 맛이 부담스럽고 차로 우려내어 먹기에는 번거로워 꾸준한 섭취가 어렵다는 점을 파악했다. 그래서 더욱 쉽게 카카오닙스를 섭취할 수 있도록 액상차 형태로 개발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카카오닙스차는 슈퍼푸드로 불리는 ‘카카오닙스’를 순수한 물로 우려낸 건강 액상차다. 카카오 고유의 풍미는 높이고 폴리페놀을 최대로 살렸으며 0Kcal로 칼로리 걱정 없이 물처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고 덧붙였다.

제약업계 샐러리맨 · 아로나민의 신화

건강과 프리미엄에 대한 이 회장의 뚝심은 업계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 ‘아로나민 신화’가 이를 증명한다. 1933년 서울에서 출생한 그는 좋은 약을 만들어 어머님의 지병을 치료해 드리겠다는 꿈을 실현하고자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에 입학, 약학을 전공하고 1959년 졸업했다. 이듬해인 1960년 일동제약에 입사하여 제약 인생을 시작했다. 이 회장은 일동제약 입사 1년 만에 생산부장 자리에 올라 2년 후인 1963년 이른바 국민 영양제로 자리매김한 아로나민을 내놓고, 영업부장으로 옮겨 판매도 담당했다.

그는 “1960년대 국내에는 영양제라는 개념이 없었다. 하지만 당시 일본에서는 영양제가 굉장히 인기였다. 그래서 국내 제약사들이 경쟁적으로 활성 비타민제를 만들었지만, 지금껏 판매되는 제품은 아로나민이 유일하다”고 했다.

아로나민의 성공에 힘입어 일동제약은 중소제약기업에서 굴지의 제약회사로 성장했다. 이후 이 회장은 영업부장, 영업담당 상무, 전무이사, 부사장에 이르는 고속 승진을 거듭하여, 1984년 대표이사 사장, 1994년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되어 국내 최장수 전문 경영인의 신화를 일궈냈다.

이 회장은 이 같은 성공 신화의 비결로 몰입과 목표 도전을 꼽았다. 그는 “남보다 더 깊이 생각하고 더 많이 생각한 덕분일 것이다. 한 가지 더 얘기하자면 나는 지금도 사원들에게 ‘회사의 주어진 목표보다 더 큰 목표, 더 큰 책임을 가져라’고 말한다. 나는 일동제약 근무 시절에도 창업주보다 더 큰 목표를 가졌고, 자연스럽게 회사에 대한 책임감 또한 더 커졌다”고 말했다.

김성민 기자  smk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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