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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소득주도 성장의 긍정적 효과가 90%'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일었던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청와대가 해당 발언의 근거를 통계청의 원시데이터를 재가공한 국책연구기관의 자료라고 밝히면서 “신뢰성이 떨어지는 자료”라는 평가와 함께 “정책 실패를 가리기 위해 결과 집계에 불리한 데이터를 제외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오후 청와대는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소득주도성장,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인 효과가 90%”라는 문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대한 근거를 제시했다. 앞서 이를 두고 “통계청에서 나온 1분기 가계 동향 자료를 더 깊이 그리고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본 내용”이라고만 설명해 정확성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해당 발언은 한국노동연구원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원자료 중에서 '개인'의 근로소득만 따로 뽑아내 분석한 것을 근거로 한다.

두 기관은 뽑아낸 개인의 근로소득을 '가구주와 배우자 이외 기타 가구원의 소득을 1명의 소득으로 간주‘하는 것과 ’기타가구원의 소득은 제외하고 가구주와 배우자만의 소득만 분석‘하는 두 가지 방법으로 분석했다.

청와대의 홍장표 경제수석은 이날 "가계동향조사 발표 내용에 대한 보다 세밀한 분석을 통해 원인을 밝혀내는 것이 중요했다"며 "(근로소득을 기준으로) 가구주와 배우자, 기타 가구원을 한 명의 소득으로 간주하고 분석하면, 하위 10%를 제외하고는 (근로자가구의) 올해 소득 증가율은 작년 소득증가율에 비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가계동향조사에 포함된 근로소득은 현시점에서 개인별 근로소득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라며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얻고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통계청이 앞서 “가계동향조사의 원자료를 분석하더라도 개인의 소득을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는 것이다. 근로소득은 가구주·배우자·기타 가구원 3개 항목으로 집계되는데, 기타 가구원이 여러 명일 때 개인 당 소득은 확인할 수 없어서다. 청와대는 이 기타 가구원의 소득을 한 명분으로 계산했다.

또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가 근로자가구뿐 아니라 자영업자, 무직 등 근로자 외 가구를 포함한다는 것도 문제다. ‘개인의 근로 소득을 뽑아서 분석했다’는 청와대의 근거자료가 일자리를 잃었거나 취업에 실패한 사람들은 제외하고 근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만을 표본으로 삼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최저임금이 오른 만큼 근로자의 소득 증가는 당연한데 이를 근거로 전체 저소득층을 논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노동시간이 감소하거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저소득층의 근로소득이 감소했다는 게 본질”이라며 "노동시장에서 밀려나 소득이 없는 하위계층을 빼고 소득불평등을 따지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통계청은 노동연구원과 보건사회연구원에 원자료만 제공하고 추가적인 분석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번 연구 결과의 경우 해당 기관에서 분석 필요에 맞춰 개인 자료로 재구성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지안 기자  hann923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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