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정부의 연이은 규제에 서울 내 아파트 거래량이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권 규제 강화로 대출이 어려워지고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보유세 강화가 언급되고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공포까지 확산되고 있어서다.

초과이익환수제란 재건축으로 발생한 이익이 조합원당 평균 3000만원 이상일 경우 초과금액의 최대 절반을 세금으로 내게 하는 규제 조치다. 2006년 제정돼 2012년 시행됐지만 그간 경기 침체 등을 이유로 적용을 유예해오다 올해 1월 부활했다.

반포현대아파트의 재건축 부담금이 가구당 1억3569만원에 달할 것이라는 서초구의 통보에 재건축조합 내부에서는 환수금액의 정확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반포 현대 재건축 조합이 최초로 산정한 부담금 예상액은 850만원이지만, 서초구의 통보에 국토교통부가 추정한 “조합원당 평균 4억3000만원”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재건축 부담금은 아파트 준공 시점의 가격에서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설립된 때의 가격, 정상주택가격 상승분, 개발비용 등을 제하는 방식으로 계산된다. 이 중 단지 내 비중이 가장 큰 조합원 물량의 가격은 한국감정원이 산정하는 공시가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이를 두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재건축 부담금 산출의 토대가 되는 아파트 공시가격의 타당성이 어느 정도인지 알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관련법을 개정하면서 감정원에게 독점적인 지위가 부여되면서 한국감정원이 발표하는 공시가 산정의 근거를 확인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한국감정원의 자체 직원 500여 명이 매년 전국 1300만 호 가량을 전수조사해 산정, 국토부를 통해 고시된다. 30만~40만 호의 새 주택이 공시가 조사대상에 오를 때 재건축 아파트도 이에 포함되면 감정원은 인근 유사 아파트의 가격을 기준으로 특정 주택의 위치, 층 등을 고려해 가격을 파악한다. 그러나 구체적인 과정과 측정 근거, 자세한 수치 등은 외부로 공개되지 않는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공동주택을 비롯한 각종 표준 공시가를 정부가 고시하기 전 전문가 20여 명으로 구성된 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의 논의를 거치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또 공시가에 이의가 있으면 조합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고도 설명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감정원의 공시가격이 정확한지 여부를 알 수 없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감정원의 공시가격은 산정근거를 외부에서 확인할 수 없는 구조”라며 “현재 재건축 조합원들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 때문에 손해를 보더라도 이를 입증 또는 구제 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 재개발·재건축 조합 및 추진위원회 연합 단체인 '서울, 미래도시 재개발-재건축 시민연대(이하 서미연)'가 오늘(25일) 출범한다. 6월 지방선거 국면을 이용해 정부의 초과이익환수제 부담금과 서울시의 '35층 가이드라인'에 대한 반대 의견을 발표하겠다는 계획이다.

압구정 특별계획구역 3~5구역,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잠실 진주, 한신4지구 등 강남 재건축 조합 및 추진위를 비롯해 한남3구역, 성수4지구 등 재개발조합까지 총 36개 단체가 참여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daum.net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