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학수능 시험을 EBS 교재에 연결해 출제한 이후 EBS 전 직원의 임금을 평균 1000만원 정도 인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새누리당 박성호 의원이 EBS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EBS 직원 1인당 평균 인건비와 수당은 2009년 6320만원에서 2010년 7125만원으로 크게 올랐다. 2011년에는 다시 7386만원으로 증가했다.

2년 사이에 1인당 평균 16.8%의 임금이 오른 것이다. 2010년 한 해만 놓고 보면 인상률은 12.7%에 이른다.

인상시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2010년 1월 안병만 당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사교육비 부담을 줄인다는 명목으로 EBS 수능 강의와 수능시험의 연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연계율은 70% 이상으로 하겠다는 후속대책도 발표됐다. 이 정책은 2011년, 2012학년도 수능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에 따라 EBS 수능이 불티나게 팔렸다. 매출은 2009년 515억원에서 2010년 751억원, 2011년 808억원으로 늘어났다. 순익도 2009년 181억원에서 2010년 250억원, 2011년 265억원으로 늘었다.    

박 의원은 “EBS 자체 노력이 아닌 정부 정책 때문에 늘어난 수익이 있다면 마땅히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가야 한다”며 “그 이익금으로 직원들이 나눠 가진 것은 공기업의 전형적인 모럴 헤저드”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EBS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EBS 관계자는 “수능 연계 정책으로 2010년부터 교재 판매 수익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임금 인상은 수능교재 판매 수익과는 무관하다. 판매 수익은 초중학생용 교육 프로그램 제작 등에 주로 재투입됐다”고 반박했다.

2010년 큰 폭의 임금 인상에는 금융위기와 방송과고 시장침체 때문에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간 임금을 동력했다는 점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광고료와 수신료 등 정당한 영업활동으로 얻은 수익금을 활용해 3년 동안 묶여 있었던 임금을 회복시켰다는 주장이다. 이 해명에도 불구하고 도덕적 해이 논란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논란 가능성을 의식했는지 EBS는 “앞으로 교재 가격을 더 낮추는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오성삼 건국대 교수는 “EBS 스스로의 노력이 아니라 정부 정책 때문에 늘어난 수익이 있다면 마땅히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가야 한다.

수능교재 판매 수익을 직원의 임금으로 썼는지를 정확히 밝혀내기 위해서라도 교육당국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박성호 의원과의 일문일답.

-정부가 EBS수능강의와 수능시험의 연계를 강화하기로 하고 연계율을 70% 이상으로 하겠다는 후속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수능에서 반영이 잘 됐다고 보는가?

 “수능-EBS 70% 연계 정책은 2010년부터 시작되어 꾸준히 70% 이상 EBS수능강의와 연계되어 출제되고 있다.

이번 2013년도 수능도 언어영역 72%, 수리영역 70% 등 EBS 수능교재 연계율이 약 70% 수준이었다.

고난도 문제에 있어서도 EBS수능교재와 연계된 문항이 다수 출제된 것으로 알고 있다,”

-수능교재 판매 매출이 늘어나면서 EBS가 정부 정책으로 인해 많은 수혜를 얻었다. 이 이익금이 마땅히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실태는 어떠한가?

“수능 70% 연계 정책 이전인 2009년에 EBS 수능교재 판매 수익은 30억원이었던 반면 수능 70% 연계 정책 이후 2010년 EBS 수능교재 판매수익은 99억원, 2011년에는 114억원 등 약 3배 이상 급증하였다.

하지만 EBS는 정부정책으로 인한 수익 급증 이후 이 수익금을 직원들 복리후생에 가장 많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9년 1인당 평균 인건비 및 수당이 6300만원 수준이었던 것이 2010년 7100만원, 2011년 7400만원 수준으로 증가하는 등 3년 사이에 1인당 1000만원이 넘게 증가하였다.

정부정책으로 인해 벌어들인 수익이라면 수능교재 가격인하 등 마땅히 학생과 학부모들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험 성적 위주의 학생 선발 방식이 아닌 학생의 잠재력 등을 고려해 참된 인재 발굴을 위해 도입된 입학 사정관제의 신뢰성과 입학사정관의 자질 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입학사정관제도는 2009년 정식 시행된 이후 2012년 현재 전국의 66개 대학에서 618명의 입학사정관을 채용해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다. 하지만 22세 기간제 교사, 25세 영화관 직원 등 다소 전문성이 부족한 인사들이 포진되어 있으며, 20~30대 입학사정관이 73.6% (455명)나 차지하고 있다.

나이가 어린 것 자체만으로 전문성이 떨어진다고는 보기 힘들지만, 학생과 학부모들의 신뢰를 얻기에는 다소 어렵다고 생각한다.

또한 전체 56.5%(349명)가 비정규직 신분이며, 교과부에서는 석사 이상의 학력 소유자를 채용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나 15.9%(98명)가 학사 출신인 등 입학사정관에 대한 신뢰도에 일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교과부가 서둘러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계도해야 한다.”

-외국의 입학사정관제 사례와 비교한다면?

“미국의 경우 정부 차원의 특별한 기준이나 규정 없이 개별 대학의 기준에 따라 채용하고 있지만 각 대학마다 보통 학사 이상, 최소 2~10년간 유관 분야 전문가들로 한정하는 등 엄격하고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 실시 중이다.

 한 예로 노스캐롤라이나대학은 입학사정관의 채용자격이 석사 이상, 6년 이상의 경력자, 입학제도 설계 및 평가, 시행이 가능한 자 등 매우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버클리대학의 경우도 범죄경력조회를 비롯해 1인당 평균 3000건 이상의 지원서를 읽고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능력, 입학사정관 경력자를 엄격히 검증하고 있으며 채용 후에도 60시간에 걸쳐 심층훈련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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