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부장급 이하를 대상으로 진행된 삼성전자 3월 정기인사가 진행된 이후 삼성맨들의 사내 과외가 한창이다.

직원들이 영어 공부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까다로워진 승진심사 때문이다.

삼성 승진 심사에는 업무 평가인 ‘고과’와 어학성적이 반영된다. 예전에는 승진시 고과 위주로 평가가 이뤄졌지만 최근에는 승진 인원 수가 줄어들면서 어학 성적의 중요성이 커졌다. 

삼성은 영어 말하기 시험인 오픽(OPic)을 운영하고 있어 사내에서 이를 대비하기 위한 영어 과외가 최근 늘어나고 있다. 직원들은 일명 ‘오픽 고수’ 직원들을 섭외해 스터디를 만들어 점심시간 후 사업장 내 카페나 세미나실에서 과외를 받고 있다.

학원을 등록하는 방법도 있지만 사내과외를 하는 이유는 회사 내에서 짬을 내 개인교습을 받을 수 있는 데다 학원, 개인 교습에 드는 비용보다 영어를 잘 하는 동료에게 내는 수업료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기존 7단계이었던 직급을 4단계로 단순화했지만 각 단계별 승급에는 여전히 과과, 어학 성적이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이 지난해 6월 발표한 ‘컬쳐혁신안’에 따르면 임원을 제외한 부장급 이하 직원들은 서로를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으로 부르는 대신 ‘프로’ 또는 ‘님’으로 부르게 된다.

이 때문에 진급 스트레스에서 자유로울 수 있지 않겠느냐는 희망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직급제 단순화에 따라 승급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직원들의 이 같은 과외 열풍운 내년 3월 정기인사때 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은 또한 올해 채용하는 신입사원들에게도 영어를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상반기 채용설명회 기간 동안 계열사 인사팀은 우수 인재 유치에 적극 나섰다.

지난달 17일 연세대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채용설명회에서 이성룡 인사팀 프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은 영어”라고 강조했다.

직원 직원 1600여명 중 경력으로 입사한 관리자급 100여명이 외국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프로는 “외국인 상사와 일하기 위해선 말이 통해야 한다”며 “외국어 의사소통 능력을 면접때 검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외국인과 협업한 프로젝트 경험을 스토리로 담는 소개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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