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차기 대통령 선거가 빠르면 4월 말에서 5월 초, 늦어도 6월 중 실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직 대통령 탄핵이란 사상 초유의 사태 속 진보진영의 정권교체가 이뤄질지 아니면 보수진영 재집권이 성공할지는 아직 알수 없다. 다만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되던지 국정쇄신과 정치개혁이란 시대적 과제 앞에서 소통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은 국민 대부분이 동의하는 부분일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눈여겨 봐야 할 점은 역사의 변곡점이라 볼 수 있을만한 이 때 우리 정치권에 이렇다 할 여성 정치리더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재인·안희정·이재명·안철수 그리고 황교안·유승민·남경필 등등 세간에서 거론되는 유력 대선 후보들 중 여성은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의석수 기준 원내 제5정당인 정의당의 심상정 상임대표가 여성으로서는 유일하게 대선 출마를 선언했으나, 지지율이나 대중의 관심도 모두 당선권과는 거리감이 느껴진다.

그토록 오랜시간 여성계에서 ‘여성정치 활성화’를 목놓아 외쳐왔고, 양성평등 중심으로 시대정신이 변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치에 있어 여성 정치인들은 남성 정치인들을 보좌하는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여야 정치권 전체에 그 책임이 있다고 볼수 있겠다.

일단 가장 큰 책임은 사상 첫 여성대통령이었던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지난 18대 대선 당시 세간에서는 ‘박 대통령을 진정한 여성후보로 볼수 있겠느냐’ 하는 점이 논란이 되기도 했으나, 그럼에도 역대 최초 남녀 성대결이 대선에서 펼쳐졌고 여성후보가 승리까지 거뒀다는 점은 크게 화제가 됐다.

그리고 현재 박 대통령과 그 주변인들에 의해 발생한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대통령이 여자다 보니 이런 말도 안되는 일들이 발생했다”는 지적들이 적잖이 나오고 있는 게 사실이다. 보수진영 대표 여성정치인이었던 그가 여성의 정치참여와 활성화를 가로막는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진보진영 역시 크게 잘했다고만은 볼수 없을 것이다. 여성 당대표와 원내대표 등 여성 정치리더들이 활약한 사례가 보수진영에 비해 훨씬 더 많았음에도, 대선을 앞두고는 심 대표를 제외한 그 누구도 차기 주자로서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

대선 주자급 여성 정치리더가 잘 보이지 않는데는 여성 정치인 개인의 문제도 적지 않아 보인다. 주목받는 지위에 있었음에도 시대적 요구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거나 또는 특정 세력과의 반목 내지 연대에만 치중하다 보니 한단계 더 성장할 기회를 스스로 상실했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 차기 대선은 늦어도 4달 안에 실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때까지 어떤 여성 정치인이 유력 후보로 부상하고 대선까지 나설 것이라 보진 않는다.

다만 차기 대선에서도 이번과 같이 주목해 볼만한 여성 후보조차 안 보이는 상황은 없어야 할 것이다. 여성 국회의원 수 자체는 총선이 거듭될수록 꾸준히 늘어왔다. 그리고 이제는 양과 함께 질적 성장도 이뤄야 할 시기라 본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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