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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서유리 기자] 2015년 말 소주 값 인상에 이어 올해 1월 소주병과 맥주병의 ‘빈병 보증금’이 일제히 인상됐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편의점과 슈퍼마켓에서도 덩달아 맥주와 소주의 가격을 올려 받는 등 폐해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소주와 맥주 판매가격을 보증금 인상분 보다 더 많이 인상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일각에서는 소비자들만 어설픈 제도의 피해자가 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과거와 달리 2000년대 이후 분리수거가 일반화되면서 빈병 보증금을 돌려받는 경우가 거의 없고, 번거로움과 함께 보증금 반환거부도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있어 보증금을 돌려받는 소비자는 손에 꼽는 수준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빈병 보증금 인상으로 인한 가격 부담의 몫은 오로지 주류를 사 마시는 소비자에게 돌아가게 된다는 것.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에 따르면 빈병보증금 인상 이후 보증금 인상분인 소주병 60원‧맥주병 80원 보다 초과해서 판매가를 인상한 곳은 절반에 가까운 49%로 조사됐다.

그 중 77.4%는 소주만 인상했으며, 21.2%는 소주와 맥주를 모두 인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판매가격 인상 전후의 소주 가격은 평균 1617원으로 113원이 인상됐고 맥주 500ml는 1941원에서 1972원으로 31원이 올랐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소주의 최고가와 최저가 차이는 600원이었다. 맥주는 500ml·640ml 기준 900원, 330ml는 800원으로 조사됐다.

슈퍼마켓의 경우 248개소가 보증금 인상분을 초과해 판매가를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소주 평균가격은 1287원에서 1387원으로 100원이 인상됐고 맥주의 경우 330ml는 1521원에서 1532원으로, 500ml는 1699원에서 1730원으로, 맥주 640ml는 1977원에서 2011원으로 각각 11원, 31원, 34원이 인상됐다.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소주의 최고가와 최저가 차이는 400원이었고, 맥주는 330ml 650원, 500ml 870원, 640ml 900원이었다.

강남 일부 식당 등에서는 소주 한 병에 4000원이 기본이었으며, 일부는 5000원~7000원까지 올려 받는 곳도 있었다.

이처럼 빈병 보증금의 인상으로 소비 부분에 있어서도 주류 가격이 훌쩍 올라 소비자들이 물가 상승을 직접적으로 느끼고 있다.

보통 주류가격은 출고가에 빈병보증금과 유통마진을 더해 산정되는데 출고가와 빈병보증금이 같이 올라 소비자가 이중으로 부담을 지게된 것이다.

실제 소비자 A씨는 “빈병 보증금이 오른 것보다 주류 가격이 훨씬 많이 올라 부담스럽게 됐다”며 “빈병을 따로 반환하는 것도 번거롭고, 받아주지 않는 곳도 있어 보통 분리수거함에 버리게 되는데, 정부에서는 이 부분을 간과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빈병 보증금 인상으로 소비자 물가 상승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소비자가 반환하면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고, 이런 노력을 통해 환경비용과 경제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지난해 주류업체를 시작으로 편의점과 식당가에서 편법으로 판매가를 올려 오히려 서민들의 가계 부담만 가중시켰다는 원성을 사고 있다.

이에 정부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지방자치단체·시민단체와 함께 빈병 보증금 인상에 편승해 소주와 맥주 가격을 부당하게 올린 외식업소를 집중 감시·단속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빈병 환불거부에 대한 신고보상금제도를 도입해 위반 시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와 신고자에게는 5만 원 이하의 보상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서유리 기자  yulee@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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