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에 참여한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김성민 기자] 휴대전화 다단계 영업을 적극 지지해온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돌연 "판매 중단을 고려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권영수 부회장은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해 관계자들과 계약기간 등을 협의해 휴대전화 다단계 판매 중단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휴대전화 다단계 판매에 대한 여러 지적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에서 문제점이 지적됐고 저희 나름대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런 문제점이 없도록 조치하겠고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권 부회장은 최고경영자(CEO) 확인사항으로 다단계 판매 중단 확정 의사를 밝혔다는 주장에는 "제가 전혀 알지 못하는 상황이고 말 바꾸기에 대한 오해 소지가 충분하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은 LG유플러스 측이 공문을 통해 다단계 판매 중단을 확정한 뒤 회사 대표인 권 부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에서 뺐다면서 항의한 바 있다.

이번 권 부회장의 발언이 실제 다단계 판매 중단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LG유플러스는 그동안 다단계 영업방식 자체는 합법이고 시행에 문제도 없기에 이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기 때문. 지난달 23일 기자간담회에서도 권 부회장은 "다단계 자체는 글로벌 마케팅 수단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잘못 시행되고 있어 잘못 인식되고 있다"며 "논란에 밀려서 다단계를 접지는 않겠다. 문제점을 개선한 뒤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다단계 판매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번 권 부회장의 발언은 문제점의 개선을 약속을 한 것이지 다단계 중단 선언한 것은 아니다”며 “LG유플러스 입장에서 다단계 판매는 통신시장 점유율 확보에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에 포기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재 다단계 판매 유통망을 통해 이동통신 서비스에 가입한 고객 수는 55만3000명 중 LG유플러스 고객이 전체 78% 가량인 43만5000명에 달한다.

LG유플러스가 다단계 판매를 중단하면 매출 하락 외에도 단계 판매원으로 종사자들의 고용문제도 직면하게 된다. 일시에 다단계 판매를 중단할 경우 판매원들도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휴대전화 다단계 판매는 '합법' 사항이지만, 그동안 통신 서비스를 잘 알지 못하는 노인, 사회적 취약 계층 등을 대상으로 고가 요금제에 가입시키고 구형 단말기를 판매하는 등의 도덕적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KT와 SK텔레콤은 소비자 신뢰도를 고려해 휴대전화 다단계 판매 중단을 선언하고 영업활동을 정리하고 있다.

김성민 기자  smk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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