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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서유리 기자] 소비자 A씨는 최근 연인과 성관계를 갖기 시작하면서부터 큰 고민에 빠졌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실로 아이가 태어나는 것은 축복받아 마땅하지만 흔히 ‘속도위반’이라 말하는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될 경우 곤란할수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오랜 고민 끝에 산부인과를 찾아 상담 후 피임약을 처방 받아 먹기 시작했는데,  친구 B씨로부터 “피임약은 몸에 좋지도 않은데 왜 먹느냐”는 소리를 듣고 당황하고 말았다.
그는 “피임약에 대한 인식이 예전부터 좋지 않았다”며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인식이 좋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경구피임약 복용률은 약 2.5%로 경구피임약이 일반화된 서구에 비해 20분의 1 수준이다. 특별한 시술 없이 복용법만 잘 지키면 99%의 피임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의료계의 설명이지만, 호르몬제로 피임한다는 것 자체에 이를 기피하는 여성들이 많은 것.

특히 경구피임약 자체가 먹는 약물이란 점에서 그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상당하다.

‘경구피임약’은 가임 능력을 가진 여성의 임신을 막기 위한 합성여성호르몬제다.

제품에 따라 프로게스테론 역할을 하는 레보노르게스트렐(Levonorgestrel), 게스토덴(Gestoden), 데소게스트렐(Desogestrel) 등 성분·함량이 조금씩 다를 뿐 난포자극호르몬과 황체형성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해 배란을 억제하고 정자를 통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본 원리는 같다. 또한 수정란 착상에 필요한 자궁벽을 변화시켜 수정란이 착상하지 못하도록 해준다.

그렇다 보니 경구피임약은 불규칙한 생리주기를 규칙적으로 바꿔주고 생리통 완화 등에도 효과가 있어 다양한 여성 질환 치료에도 활용할 수 있다.

반면 오심, 구토 등이 나타나기도 하며, 일부의 경우 드물게 혈관 속에서 피가 응고돼 발생하는 질환인 혈전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경구피임약을 사용하기 전 본인이 혈전증의 위험 요인을 가졌는지 등을 산부인과 전문의와의 상담 등을 통해 확인해 봐야 하는 이유다.

특히 혈전증은 35세 이상에서 흡연 및 정맥 또는 동맥 혈전색전증의 병력이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중증의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비만, 당뇨와 같은 심혈관계 질환의 병력이나 위험요인이 있는 경우 발생 가능성이 증가하므로, 이런 여성들은 피임약 복용 전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심승혁 건국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호르몬 관련 종양이나 유방암을 가진 여성은 에스트로겐 성분 때문에 병이 더 위중해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이어 "간으로 대사되는 약이기 때문에 간 기능 부전의 경우 복용해서는 안 되며, 간질약을 먹는 사람의 경우에는 간기능효소가 활성화되어 있어 피임약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서유리 기자  yulee@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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