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특판권을 가지고 있다며 887억원의 사기행각을 벌였던 현대차 전직 직원에 대한 경찰수사가 종료됐다. 경찰은 주범 정모씨 등 14명을 검거하고 28억원 상당의 은닉재산을  몰수했다.

현대차 남양연구소 등에서 근무했던 주범 정씨는 2007년부터 올해 2월까지 ‘매점사업권’, ‘고철처리 사업권’과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차를 살 수 있다는 ‘특별판매차량 사업권’ ‘특정 사업체 주식투자’ 등을 명목으로 887억원을 편취했다. 정씨는 투자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현대차 본사와 연구소 사무실에서 투자설명회를 여는가하면 공범들을 끌어 모아 현대차 임원 노릇을 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정씨는 공문서 위조건으로 2009년 현대차로부터 해임됐으나 이후에도 현대차의 이름을 팔며 사기행각을 계속 해갔다.

한편 이번 범행엔 현대차 현직 직원도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차는 그간 이번 사건에 대해 "현대차와 관계없는 인물이 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으나 현직 직원이 적극적으로 범행에 공조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피해자들은 공분하고 있는 상태다.

한 피해자는 "현대라는 대기업을 믿고 투자했는데, 그 직원을 제대로 처리(인사조치)하지 않아서 피해자가 더 많이 발생한 사건이다"며 "7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현대차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씨를 해임한 2009년 10월, 현대차는 정씨의 공문서위조를 조사하면서 사기행각을 모를 리 없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현대차가 직원 관리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해직을 결정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대차 현직 직원이 범죄에 가담했다는 것이 드러났기 때문에 사용자인 현대차에게도 책임여부를 물을 예정이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정씨가 공문서 위조로 해직통보된 것은 사실이나 나머지 사안에 대해선 공식입장이 없다"며 "피해자들로부터 소장이 접수되면 절차에 맞추어 대응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에 연루돼 검거된 현대차 직원은 정씨와 같은 연구소에 근무했던 남양기술연구소 엔지니어 송모씨(33)와 민모씨(45), 임모씨(40)등 3명으로 드러났다. 

송씨는 문서 위조책으로 투자자들을 끌어 들일 현대차 대표이사 명의의 매점·자판기 사업권 위임장과 운영계약서류 등을 위조했다.

현대차 영업소 직원인 민씨는 현대차 대외협력부장으로 가장해 투자자들에게 “당신의 부동산을 현대차가 매입해 펜션 부지로 개발한다”라고 속여 투자를 부추겼다. 또 다른 영업소 직원 임 씨는  정 씨의 특판차 사기를 도와 주변인들에게 자동차 158대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7월 9일부로 수원지검에 송치돼 검찰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고승주 기자  sj.go@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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