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유통되는 같은 기종의 스마트폰이 다른 나라에서보다 최대 50만원이 넘게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의 특수한 보조금 상황이 반영되지 않은 결과다.

9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방송통신위원회의 용역으로 작성한 '이동통신시장 단말기 가격형성 구조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 '아이폰4S' 제품 가격이 국내에서는 81만1000원이었으나 영국에서는 28만8000원이었다. 한국을 제외한 해외에서는 평균 57만9000원으로 한국이 23만원 이상 비쌌다.

삼성전자 '갤럭시S2'의 경우 한국에서의 판매가격은 73만7000원으로 해외에서의 평균 39만9000원보다 30만원 넘게 비쌌다.

보고서는 국내 스마트폰의 판매가가 해외와 큰 격차를 보이는 것은 국내에서는 이동통신사 위주로 스마트폰 기기가 유통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해외에서는 스마트폰 기기가 다양한 유통망을 통해 판매된다.

KISDI 연구원은 "통신사 위주의 단말기 유통 구조는 다양한 유통망이 존재하는 시장에 비해 경쟁이 제한될 수 있고, 판매가격경쟁이 활발하게 전개되지 않을 수 있다"면서 "통신사에게 공급되는 출고가격이 비슷해도 유통망에서의 경쟁이 제한되면서 소비자가 지급해야 하는 가격은 높게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또 "국내에서는 이용약관상에 명시된 약정 보조금 외에도 다양한 약정 외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다"며 "온라인상 단말기 가격은 실제 이용자에게 판매되는 가격보다 과대평가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국가별 가입자 수 1위의 시장지배적 이통사가 공개한 온라인 가격을 통해 출고가와 판매가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KISDI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11개 주요 나라의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격을 비교한 결과 일본(86만4000원)이 가장 비쌌다. 가격이 가장 저렴한 곳은 영국(28만8000원)이었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의 34요금제(월 3만4000원), 44요금제(월 4만4000원), 54요금제(월 5만4000원), 64요금제(월 6만4000원)의 평균 가격을 산정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