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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도시 미국 아리조나에서 만들어진 캐럴송 ‘화이트 크리스마스(White Christmas)’1942년 어빙 벌린(Irving Berlin) 작사/작곡, 빙 크로스비(Bing Crosby) 노래...우리나라엔 1945년 광복후 미군 주둔하면서 음반/방송 등으로 알려져 인기
왕성상 언론인/가수 | 승인 2022.12.05 13:23

[여성소비자신문] I'm dreaming of a white ChristmasJust like the ones I used to knowWhere the tree tops glistenAnd children listen to hearsleigh bells in the snow

(나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꿈꾸고 있네예전에 내가 알았던 것과 같은 크리스마스를거기엔 트리가 반짝이고아이들은 눈 속의 썰매 종소리에귀를 기울이네)

I'm dreaming of a white ChristmasWith every Christmas card I writeMay your days be merry and brightAnd may all your Christmases be white

(나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꿈꾸고 있네모든 크리스마스 카드에 나는 쓰네당신들의 나날이 행복하고 찬란하길 바란다고그리고 당신들이 맞는 모든 크리스마스는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될거라고)

2022년이 저물고 있다. 이 맘 때면 우리의 귓전을 울리는 노래가 있다. 캐럴송 ‘화이트 크리스마스(White Christmas)’다. ‘눈 오는 성탄절’이란 뜻이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세계 최고 인기캐럴이다. 눈이 갖는 낭만적 분위기와 맞아떨어져 연말이면 많은 이들이 즐겨 듣거나 부른다. 4절까지로 된 이 노래는 서정적 맛이 난다. 남녀노소, 국적, 계층, 종교를 가리기 않고 좋아한다.

뮤지컬영화 삽입곡으로 태어나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1942년 뮤지컬영화 ‘홀리데이 인(Holiday Inn)’에 들어간 노래로 태어났다. 러시아계 미국음악인 어빙 벌린(Irving Berlin)이 영화음악을 만들기 위해 무더운 사막의 도시 미국 아리조나에서 눈 쌓인 성탄절을 꿈꾸며 만든 곡이다.

무더위 여름 같은 곳에서 추운 겨울이 떠오르는 노래를 만들었다니 아이러니컬하다. 그는 비서를 불러 가사와 멜로디를 받아 적도록 해 악보가 완성됐다는 후일담이 전해진다.

영화에서 가수 빙 크로스비(Bing Crosby)는 프레드 아스테어(배우 겸 댄서)와 주연을 맡아 감미로운 발라드 곡인 이 노래를 부른다. 노래가 대중에게 본격 선보인 건 1941년. 일본군의 하와이 진주만 공습 후 몇 주 뒤였다.

그해 크리스마스 때 빙 크로스비가 미국 NBC 라디오쇼에서 불렀다. 음반으로 나온 건 1942년 5월. 오리지널 사운드트랙(Original Sound Track)으로 녹음돼 히트했다. 미국에서 인기차트 1위에까지 올랐다. 그해 10월부터 11주 연속 정상의 자리를 지킨 것이다. 세계에 3천만장이 넘는 음반이 팔렸을 만큼 크게 히트했다.

여세를 몰아 1943년 ‘제15회 아카데미어워드’에선 영화주제가상을 받았다. 1945~46년에도 잇달아 노래차트 정상에 올랐다. 한 가수의 노래가 세 차례 인기차트 톱에 오르는 진기록을 남겼다. 지금도 여러 국내・외 가수들이 리메이크 취입해 사랑받고 있다. 제각기 개성을 살린 공연과 방송, 음반으로 지구촌 애창캐럴이 됐다.

이 노래는 특히 빙 크로스비가 불러 명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굵직한 남성적인 목소리가 마음을 따뜻하게 해줘 그를 으뜸으로 치는 팬들이 많다. 그가 부른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가장 많이 팔린 싱글음반으로 집계돼 ‘2008년판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에 팔린 그의 싱글앨범 수는 5천만장이 넘는다. 그의 ‘화이트 크리스마스’ 노래가 담긴 음반판매량을 모두 합치면 1억 개 이상 된다. 미국에서도 가장 많이 팔려 ‘화이트 크리스마스’ 노래의 상업적인 성공에도 그의 역할이 매우 컸다. 그는 같은 노래를 10번 가까이 싱글음반으로 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군인들이 좋아했던 곡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참전군인들이 좋아했던 곡으로도 유명하다. 향수에 젖은 장병들이 전선에서 이 노래를 들으며 마음의 위안으로 삼은 것이다. 빙 크로스비가 군 위문공연을 가면 요청을 가장 많이 받은 곡도 ‘화이트 크리스마스’다. 그러나 그는 이 노래 부르길 꺼려했다. 고향에 가지 못하는 군인들에게 슬픈 감정을 줄까해서였다.

1954년 빙 크로스비가 주연한 영화 ‘화이트 크리스마스’에도 이 노래가 나온다. 영화 ‘카사블랑카’ 감독 마이클 커티즈(헝가리 태생)가 연출한 작품이다. 

빙 크로스비는 대니 케이와 주연을 맡았다. 영화배급 및 제작사 파라마운트 픽처스가 개발한 비스타비전(VistaVision, 높은 해상도 대형스크린 모양의 35mm 영화필름포맷)을 적용한 첫 작품이다. 성탄절을 대표하는 영화로 그때 돈으로 1천200만 달러를 버는 재미를 봤다.

빙 크로스비는 미국 최고 대중가수이자 영화배우다. 1903년 5월 3일 워싱턴주 타코미태생으로 연기, 노래, 춤에 뛰어난 만능연예인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음악과 예능부문에 재능을 보였다. 1977년 10월 14일 74살을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화이트 크리스마스’ 노래가 우리나라에선 1945년 광복 후 미군이 주둔하면서 음반, 방송을 통해 알려졌다. 1970년대 들어 크게 유행했다. 12월이면 서울 명동 등 도심지 음반가게들이 이 노래를 틀어 연말분위기를 띄웠다. 교회성가대 성탄절 새벽송(song)에도 빠지지 않았다.

노래인기를 타고 같은 제목의 드라마도 나왔다. 1997년 SBS TV드라마, 2011년 KBS 2TV드라마(추리, 스릴러물)가 방영됐다. 둘 다 8부작 스페셜프로그램으로 눈길을 끌었다.

1997년 12월 17일~1998년 1월 8일 방영된 SBS드라마스페셜(유철용 연출)엔 황수정, 유태웅, 우희진, 조민기, 박원숙 등이 출연했다. 2011년 1월 30일~3월 20일 방영된 KBS 드라마스페셜(김용수 연출)엔 김상경, 백성현, 김영광, 이수혁 등이 열띤 연기를 펼쳤다.

작곡가 어빙 벌린 ‘불굴의 음악인’

노래를 만든 어빙 벌린은 무대음악, 영화음악의 자유로운 노래양식을 접목한 미국 최고작곡・작사가다. 뮤지컬코미디의 황금기를 거치면서 초기 래그타임(ragtime)과 재즈영역에서 대중음악발전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래그타임은 재즈를 낳은 요소의 하나로 1899~1917년 미국대중음악을 지배했다. 짜임새 있는 피아노곡으로 특유하게 나타냈다. 왼손으론 규칙적인 리듬을 치고 오른손으론 빠르고 힘찬 당김 음 선율로 추진력을 보여줬다.

어빙 벌린은 의지와 노력, 열정으로 우뚝 선 불굴의 음악인이다. 1888년 5월 11일 러시아 모길료프(지금의 벨로루시에 있음) 유대인성가대 지휘자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는 5살 때인 1893년 가족과 함께 미국 뉴욕에 가서 살았다. 집이 가난해 어린 시절을 배고픔과 멸시 속에 보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중퇴했어야 했다. 음악공부를 제대로 한 적 없어 악보를 보거나 쓸 줄도 몰랐다. 음악을 귀로 배우고 익혀 악상이 떠오르면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 악보를 만들었다. 소년시절엔 뉴욕 동남부거리와 술집에서 노래를 불렀다. 작사・작곡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처음엔 실패작이 많아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았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피나는 노력으로 만든 노래가 어느 날 성공작이 됐고, 차츰 인정받기 시작했다. 19살 때인 1907년 서정시 노랫말을 만들어 책으로 펴냈다.

출판 때 에피소드가 있다. 제작과정에서 인쇄착오로 그의 이름이 ‘밸린’ 대신 ‘벌린’으로 실렸다. 최종교열작업을 거치지 않아 가사집의 저자이름이 잘못 된 채 나온 것이다. 그러나 그는 ‘벌린’ 이름을 그대로 쓰기로 했다. 몇 년 후 책과 노래는 모두 성공했다.

그는 1911년 틴 팬 앨리(Tin Pan Alley, 19세기말 뉴욕에 중심을 둔 미국 대중음악출판업이 만들어낸 음악) 양식을 유행시킨 ‘알렉산더의 래그타임 밴드(Alexander's Ragtime Band)’가 유명해지면서 이름이 알려졌다.

첫 발라드곡 ‘내가 당신을 잃었을 때(When I Lost You)’는 1912년 아내가 갑자기 세상을 떠난 뒤 만든 것이다. 이어 많은 브로드웨이 리뷰와 뮤지컬작곡을 했다.

전설적인 연극감독 겸 제작자인 플로렌즈 지그펠드의 ‘난봉꾼들(Follies)’도 그 중의 하나다. 이후 수십 년간 많은 뮤지컬코미디삽입곡들을 작곡했다. ‘애니여 총을 잡아라(Annie Get Your Gun)’(1946년, 영화는 1950년 제작)는 가장 유명하다.

800곡 넘게 작곡한 어빙 벌린은 여러 뮤지컬영화음악도 작곡해 히트했다. ‘Top Hat’(1935년), ‘부활절 행렬(Easter Parade’(1948년), ‘마담이라 불러주세요(Call Me Madam’(1953년) 등이 대표작이다. 그는 1989년 9월 22일 뉴욕에서 별세했다.

왕성상 언론인/가수  wss404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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