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김희정 기자] 최근 우리금융지주가 제출한 증권신고서 및 투자신고서가 부실기재 의혹에 휩싸였다.
 
3월 25일 경제개혁연대가 지난 2월 우리금융지주의 채권발행과 관련해 우리금융지주가 제출한 증권 신고서 및 투자신고서의 부실 기재 의혹에 대해 조사를 요청한 것.
 
우리금융지주는 2월 13일 3500억원의 채권을 발행하기로 결정하고 이에 대한 증권신고서를 작성하여 공시했다. 그리고 2월 24일 발행조건을 최종확정하면서 그 다음날 이에 대한 투자설명서를 공시했다.

그런데, 몇 일후인 2월 28일 우리금융지주는 ‘연결재무제표기준 영업(잠정)실적(공정공시)’을 정정공시에서 2월 6일 최초 영업실적 공시 당시 1134억원으로 예상된 순이익이 무려 8268억원 가량 감소한 7134억원의 적자로 정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지주 측이 밝힌 정정사유는 “후속사건 반영으로 인한 결산실적 변경”이었다.

그러나 당시 팬택 워크아웃 신청과 관련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 상태에서 금융기관이 팬택에 자금을 추가로 지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워크아웃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얼마 후인 지난 2월 25일 팬택의 워크아웃 신청이 이뤄졌다.

따라서 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의 지주회사인 우리금융지주가 이러한 중대 사정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했을 리 없다는 게 경개연의 주장이다.

우리금융지주 측은 이에 대해 “지방은행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분할 관련 비적격 분할 시 발생되는 법인세 6043억원 및 팬택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인한 대손충당금 2300억원 등이 추가로 반영한 결과”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개연은 “우리금융지주 측이 2월 28일 손실공시를 했다는 것은 2월 25일 투자설명서를 공시할 당시 이미 대규모의 손실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고,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회사는 투자설명서에 대규모의 손실 또는 그 가능성에 대한 언급을 했어야 하지만 우리금융지주는 이에 대한 어떠한 공시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경제개혁연대가 우리금융지주가 채권발행과 관련된 투자설명서를 공시할 당시 대규모의 손실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팬택의 워크아웃 신청과 관련해 언론에서는 2월 20일 산업은행 관계자의 말을 빌려 “현 상태에서 금융기관이 팬택에 자금을 추가로 지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워크아웃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이 보도되었고, 얼마 후인 25일 팬택의 워크아웃 신청이 이루어졌다.

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의 지주회사인 우리금융지주가 이러한 중대한 사정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우며, 만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면 이는 회사의 보고체계 내지 내부통제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둘째, 조세제한특례법의 국회처리 지연과 관련, 국회는 2월 26일 이 법안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해 4월 국회에서 재논의 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된다.

그런데, 그 이전부터 조세제한특례법의 국회통과 무산 가능성에 대한 보도가 나오고 있었고, 해당 법률 개정의 직접적 이해당사자인 우리금융지주도 이러한 사정에 대해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특히, 2월 25일에는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분할매각시 세금을 감면해주는 법안이 처리되지 않는다면 우리금융지주의 대규모 법인세 부담이 예상되는 바 이에 대해 우리금융지주 관계자가 “26일 이사회에서 (경남은행 및 광주은행) 분할기일을 연기하더라도 회계기준에 따라 2013년 재무제표에 세금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한 것으로 볼 때, 우리금융지주에서 이러한 사정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우리금융지주는 팬택의 워크아웃 신청에 따른 대손충당금과 조세제한특례법의 처리 지연에 따른 세금부담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당연히 투자설명서를 정정하여 손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사안의 내용과 금액에 대해 기재했어야 하지만 이를 의도적으로 누락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하여 현행 자본시장법은 증권신고서 등의 거짓 기재 등으로 인하여 배상책임이 있는 자가 정정신고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해당 서류의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거짓으로 기재 또는 표시를 하거나 중요사항을 기재 또는 표시하지 않은 경우 증권신고서상의 모집 또는 매출가액의 100분의 3 (2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20억원)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법 제429조 제1항).

최근 금감원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증권신고서를 부실하게 기재한 의혹이 있는 GS건설에 과징금 20억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하고, 이에 대한 증선위의 의결만 남겨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의 경우 작년 2월 5일 38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 시 투자설명서를 제출한 직후 영업실적에 대한 정정공시를 했는데, 투자설명서를 제출할 당시 근거가 된 최초 공시 당시 영업이익인 5550억원이 1604억원으로 감소한 것으로 정정되었고, 금감원은 GS건설이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금조달이 무산될 것을 우려하여 의도적으로 투자설명서에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법정 최고 한도액인 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하였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번에 문제가 된 우리금융지주의 사례 역시 GS건설의 경우와 다르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명확하고 적정하게 작성된 증권신고서 및 투자설명서 등을 제출하는 것은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자 하는 자의 기본 의무에 속한다. 그런데, 작년 말 기준 연결재무제표상의 자산이 340조원에 달하는, 즉 우리나라 최대 금융그룹 중의 하나인 우리금융지주가 채권발행을 위한 기초자료에 속하는 투자설명서 등에 8000억원이 넘는 손실 가능성을 기재하지 않은 것을 어떻게 납득할 수 있겠는가. 이는 우리금융지주 경영진이 의도적으로 기재 누락하였거나, 또는 그룹 내부의 통제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 이를 우리금융지주와 금융감독당국이 그대로 방치한다면 향후 더 큰 금융사고를 유발할 것이며 최근 그러한 위험을 드러내는 사고들이 빈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경제개혁연대는 금감원에 공문을 보내 우리금융지주의 채권발행과 관련하여 제출된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 등의 부실기재 여부를 조사할 것을 요청하고 만약 문제점이 드러난다면, 금감원은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를 엄중 제재함으로써 자본시장의 질서를 바로 세우는 계기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경제개혁연대의 이 같은 조사 요청에 대해 우리금융지주는 3일 "지난 2월 25일 회사채 3500억원 발행과 관련하여 투자설명서(최종 정정일 2월 24일)를 금융감독원에 제출, 공시한 바 있다.

투자설명서 상에는 민영화 일정 및 방법 등을 자세히 기재하였고, 투자설명서에 기재되지 않은 중요사항에 대해서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홈페이지의 기타 정기공시사항 및 수시공시사항을 참조하여 투자자가 투자의사를 결정하도록 고시했다"고 밝혔다.

또 "우리금융지주는 2014년 2월 6일 영업실적공시를 통해 '이 실적은 지방은행 분할관련 비적격 분할 시 발생되는 예상법인세비용(미정)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내용을 공시했고, 이사회결의를 거쳐 실적이 확정된 2월 28일에 최종 실적을 공시했다.

또한 당사가 회사채 발행할 당시에는 조특법 개정여부를 확정짓기 어려운 상황이었으며, 언론을 통해서도 조특법이 개정되지 않았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법인세비용에 대해 지속적으로 보도된 바가 있는 만큼, 경제개혁연대의 ‘대규모 손실의 부실기재 및 의도적 누락’ 주장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된다. 참고로 당사가 발행한 회사채 3500억원은 전액 기관투자자에 의해 인수됐다"고 해명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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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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