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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형대부업체는 TV광고비로 100억원 이상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대부업체의 대출광고가 판을 치는 것은 ‘대부업’이 수익성 좋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의 1~2%대의 초저금리 자금을 끌어다가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게 39%까지 초고금리를 받을 수 있기에 기를 쓰고 광고를 하는 것이다.
최근 주택가와 사무실 주변에 중화요리식당 전단보다 더 많은 광고전단이 대부업 ‘대출안내전단’ 이다. ‘전국에서 가장 싼 대출 전문업체’, ‘타사보다 무조건 싼 이자’, ‘어떤 조건이든 무조건 대출’ 등의 문구로 돈이 급하게 필요한 서민들을 유혹한다. 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대부업 명함용 전단지 97%가 미등록업체 의한 불법광고이다.
서민 소비자들이 고금리 대부업 대출을 이용하는 이유는 ‘쉽고 빠르게’ 돈을 빌릴 수 있다는 점만 부각된 광고의 영향이 크다. 서울시에 거주하거나 직장을 다니고 있는 시민 중 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903명에게 설문을 실시한 결과 대부업 이용 경험자들이 대출 받은 대부업체를 알게 된 계기는 TV광고(26.5%), 인터넷광고(25.2%), 지인소개(18.4%), 전단지(15.6%), 신문광고(6.1%) 순으로 나타났다.
TV와 인터넷 광고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광고를 통해 대부업체를 알게 된게 74.4%로 대부업 이용자들이 대부분 광고를 통해 대부업체를 알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어린이, 청소년, 청년들의 경우 케이블 TV, 인터넷 광고, SNS에 대한 접근성이 이전 세대들보다 높아 제대로 된 금융정보와 교육을 제공받지 못한 상태에서 광고에 노출되면서 대부업 대출의 위험성을 모르고 대출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대부업 광고가 지상파에서는 2007년도에 사라졌지만, 여전히 케이블 TV, 종편 채널, 명함형 전단지, 버스, 지하철 등 눈만 돌리면 돈을 빌려준다는 광고를 접할 수 있다. 종편채널은 한 프로그램 사이사이 광고에도 평균 3개의 대부업체 광고가 나온다. 대출상품의 광고내용도 생활과 밀접한 대중교통 수단에 비유하거나 드라마 기법을 사용해 흥미를 끄는 등 대부업 대출을 편안하게 느끼도록 광고한다.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1000조원에 이르러 매우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꼽힌다. 손쉽게 접하게 되는 대부업체 광고도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대부업체의 불법광고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한 이유다.
또한, 이들 대부업체의 가장 큰 문제는 ‘살인적인 고금리’이다. 미등록 대부업체의 평균 이자율이 연 52.7%에 이르는가 하면 일부 합법업체 역시 대부업법이 정하고 있는 연 39% 한도를 초과한 이자를 받고 있다.
자산 100억원 이상 대출 잔액 상위 89개 합법 대부업체의 평균 이자율 현황(2012년 12월말 기준)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이자율이 연 39%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대부업법이 개정됐지만 절반에 가까운 43개 업체 이상이 이를 웃도는 이자를 챙긴 것이다.
이렇게 합법 대부업체의 이자율이 높은 것은 지난 2011년 시행령 개정시 기존 대출상품에 대한 소급적용을 하지 않아 시행령 개정 이전의 고금리 대출상품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부업체들은 대출부대비용인 법무사비용 등을 소비자에게 떠넘기고 선이자를 뗀다. 급전이 필요한 소비자에게 모든 부담을 떠 안기는 것이다.
대부업체의 법정 이자율 인하가 필요함은 물론 무분별한 대출상품광고에 대한 규제도 시급한 실정이다.
케이블 TV, 전단지, 인터넷 등 무차별, 무분별한 광고로 고리 대부업의 늪에 빠지게 될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 케이블TV, 종편채널에 아직도 빈번하게 나오는 대출광고, 명함전단지 광고문구 심의, 불법적 대량 살포 규제 등 대부업 광고를 규제하는 법률 제정을 서둘러야 할 때다.
금융소비자연맹 조연행 상임대표 kicf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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