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국내 5개 완성차업체가 4월 국내외시장에 전년 동기대비 76.9% 증가한 63만661대의 완성차를 판매했다. 다만 현대자동차그룹이 판매가 급증한 가운데 한국지엠·르노삼성·쌍용자동차는 20~30%대 역성장을 나타냈다.

4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기아·한국지엠·르노삼성·쌍용자동차는 지난달 국내외 시장에 63만661대의 완성차를 판매했다. 내수판매는 13만5601대로 전녀동기대비 6.6% 감소했으나 해외판매는 134.1% 증가한 49만5060대를 기록했다.

다만 이같은 실적은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전체의 94.4%에 달하는 물량인 59만5511대를 팔아 견인한 결과다. 브랜드별로 현대차가 전년 동기 대비 106.2%, 기아가 78.0% 더 판매했고 한국지엠은 -25.4%, 르노삼성은 -24.3%, 쌍용차는 -36.1% 판매 감소세를 나타냈다. 코로나19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국내 자동차 업체들 간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선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외 시장에 전년 동기대비 106% 증가한 34만5777대의 완성차를 판매했다. 국내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7만219대, 해외 판매는 185.1% 증가한 27만5558대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공장 생산 차질 및 판매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

기아는 지난달 국내외 시장에 24만9734대의 완성차를 판매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78.0% 증가한 실적을 냈다. 내수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5%증가한 5만1128대, 해외판매는 120.9% 증가한 19만8606대를 각각 나타냈다. 해외 판매 상승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판매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가 주요 원인이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5.4% 감소한2만1455대의 완성차를 판매했다. 내수판매는 전년 동기에 비해 18.4% 감소한 5470대, 수출은 27.5% 감소한 1만5985대로 각각 집계됐다.

르노삼성은 9344대의 완성차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8.6% 감소한 수치다. 내수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50.4% 감소한 5466대, 수출은 87.2% 증가한 3878대를 각각 나타냈다.

쌍용차는 4월 국내외시장에 전년 동기 대비 36.1% 감소한4351대(반조립제품 30대 제외)의 완성차를 판매했다. 내수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44.9% 감소한 3318대, 수출은 29.8% 증가한 1033대를 각각 나타냈다.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과 기업회생절차로 인한 부품 협력사 납품 거부로 12일간 공장가동이 중단되며 판매에 악영향을 미쳤다.

외국계 3사의 실적이 저조한 이유로는 글로벌 자동차 반도체 공급난, 부품 수급 차질, 노조와의 갈등 등이 꼽힌다.

미국 제네럴모터스의 글로벌 부품공급망에 속해있는 한국지엠은 지난 2월부터 부평2공장을 절반만 가동하고 있고, 지난달 19~23일에는 부평 1, 2공장을 멈춰세웠다. 그동안 정상가동해온 창원공장도 이달 들어 50% 감산에 돌입했다.

쌍용차는 2300억원의 신규 투자를 약속했던 대주주 인도 마힌드라가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으고 투자를 철회하며 경영난에 시달려왔다.

마힌드라는 지난해 초 쌍용차 매각 의사를 밝혔고, 쌍용차는 이후 미국 HAAH오토모티브와 투자유치협상을 벌이며 단기법정관리(P플랜)를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현재 법정관리에 돌입한 가운데 상근임원을 26명에서 16명으로 38% 줄이고 남은 임원의 급여를 삭감키로 하는 등 강도높은 회생계획안을 추진 중이다. 노조에게도 구조조정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지만 노조가 “총 고용 유지”를 주장하고 있어 노사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쌍용차는 엎친데 덮친격으로 반도체 공급난과 협력사들의 납품거부로 인한 부품부족 사태에도 시달렸다. 이에 따라 지난달 쌍용차 공장은 12영업일 동안 멈춰서며 생산차질을 빚었다. 현재는 쌍용차 협력업체 350여 곳으로 구성된 상거래 채권단이 납품 재개를 결의하며 가동이 재개된 상태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3월 닛산 로그 위탁생산 종료 후 후속물량을 배정받지 못하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프랑스 르노그룹은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10조원 규모의 적자를 냈고, 전세계적으로 '르놀루션' 구조조정 계획을 추진하며 르노삼성에 강도높은 구조조정과 비용 축소를 요구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체 실적을 현대차와 기아가 이끈다고 해도 양극화가 깊어지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외국계 3사 실적 저하가 ‘비용 감축’으로 연결 된다면 일자리 우려도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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