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고(故)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의 보유 주식 재산에 대한 상속세가 11조36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문학적인 규모에 이재용 부회장 등 유족들이 상속세 납부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22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이건희 전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4.18%, 2억4927만3200주다. 또 삼성전자 우선주가 61만9900주(0.08%), 삼성생명 4151만9180주(20.76%), 삼성물산 542만5733주(2.88%), 삼성에스디에스 9701주(0.01%)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지분 규모에 따른 상속세는 11조원이 넘는다. 최근 삼성그룹주 주가가 오르면서 두달 전 전망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주식재산 상속세는 피상속인이 사망한 날 전후 2개월의 주가 흐름을 따져 결정된다. 이 전 회장은 지난 10월25일 사망했고, 이에 따라 지난 8월24일~12월22일까지의 시가 평균을 따져 평가액이 산정된다. 

한국 CXO연구소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의 별세 시점일 기준 주식평가액은 18조2251억원이다. 8월24일부터 10월23일까지 2개월 간 평균 주식가치는 17조75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 회장 사후 2개월 간 평균 주식평가액은 20조 원 수준을 보였다.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가치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전체 지분 가치 규모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 8월 24일부터 4개월 간의 이건희 회장 보유 주식 평균 평가액은 18조 9632억 9949만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상속세를 계산하면 대략 11조 366억원에 달한다.

상속세 금액 계산은 주식평가액에서 최대주주 주식에 대한 할증률 20%와 최고세율 50%, 자진 신고 공제율 3%를 뺀 비율로 산정된다. 이렇게 계산할 경우 실질적인 상속세 비율은 58.2% 수준이다. 상속인들은 내년 4월 30일 까지 이를 납부해야 한다.

주식 상속세 외에도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부동산 및 현금성 자산, 기타 재산 등에 대한 상속세도 납부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진 만큼 실질적인 전체 상속세 규모는 11조원보다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회장은 경기도 용인시 포곡읍 주변 일대 토지를 비롯해 서울 한남동, 이태원동, 장충동 등지에서 단독주택을, 청담동 일대에서 건물 등을 소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최소 11조원이 넘는 상속세 재원을 이 부회장 등 유족들이 어떻게 마련할지에 재계 안팤의 시선이 모인다. 우선 납부 방식의 경우 상속세 규모가 큰 만큼 5년간 분할납부하는 방식을 택할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전체 상속세의 6분의 1을 먼저 납부하고, 연 1.8%이자율로 5년간 분할 납부하는 방식이다. 

상속세 재원은 우선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배당을 확대해 마련될 전망이지만, 오너 일가의 보유 현금과 배당 확대만으로 매년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속세를 조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게 중론이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선 △이 전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혹은 이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에스디에스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 △삼성물산이 삼성전자의 지분을 증여받고 상속세를 회사가 납부하는 방안 △유족들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상속재산을 공익법인 등을 통해 사회에 환원하는 방안 등을 선택할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 선고를 기다리고 있는데다 경영권 불법 승계 재판 등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다. 최근 '삼성생명법'으로 주목받은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지배구조 리스크도 발생해 상속세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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