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정부가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대주주 기준을 현행 10억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현행 제도상 코스피에 상장된 특정 회사의 지분율 1%(코스닥 2%) 이상을 보유하거나 종목별 보유금액이 10억원 이상이면 대주주로 분류된다. 주식을 매도할 때 일반 주주들은 증권거래세(매도금액의 0.25%)만 내면 되지만 대주주는 양도차익의 22~33%(지방세 포함)를 양도소득세로 내야 한다.

정부는 2021년 4월부터 대주주 기준을 특정 종목 보유액 10억원 이상에서 3억원 이상으로 강화하겠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여야는 주식, 펀드, 채권 등 모든 금융투자상품에서 발생하는 소득을 '금융투자소득'으로 묶어 과세하기로 한 2023년까지 10억원 대주주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이에 당정청은 지난 1일 고위당정청회의 열고 막바지 조율에 나서 현행 대주주 기준 10억원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가족합산 원칙은 동일하게 적용될 전망이다. 앞서 홍 부총리는 대주주 결정 요건을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면서 가족 합산을 개인별로 완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번 당정청 결정에 따라 특정종목을 가족합산으로 10억원을 이상 보유하면 대주주로 분류하는 방안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주식 양도세 기준에 대해 "현행대로 10억원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2018년 2월 이미 대주주 요건을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강화하도록 시행령이 개정돼 있어서 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 공평 차원에서 기존 발표 방침대로 가야 한다고 봤다”며 “최근 글로벌 정세와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을 감안해 일단 현행처럼 10억원을 유지하는 것으로 고위 당정청에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서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며 “당정청에서 더 큰 틀에서 협의됐기 때문에 현행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홍 부총리는 이날 오후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양도소득세 대주주 요건을 10억원으로 유지하기로 한 데 책임지고 오늘 사의 표명과 함께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곧바로 홍 부총리의 사직서를 반려하며 재신임 의사를 밝혔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