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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농협동칼럼 31]코로나 바이러스와 문화 변동
권갑하 도농협동연수원장/문화콘텐츠학박사 | 승인 2020.05.15 16:22

[여성소비자신문]전염병 만큼 잔인한 질병도 없다. 가장 가까운 사람을 멀리하고 경계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인간은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 속에서 공동체를 이뤄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 숙명이다.

그런데 그것도 가장 가까이 지내야 할 가족, 이웃들마저 ‘비대면’하게 만드니 잔인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이다. 중세 시대 흑사병으로 가족은 물론 주변 사람들이 죽어나가자 급기야 장례도 치르지 않고 하층 계급의 인부에게 돈을 줘 먼 곳에 버려지듯 묻게 했다는 보카치오의 소설 ‘데카메론’의 기록은 전염병의 잔인성을 실감하게 한다.

우한폐렴 보도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다들 남의 일로만 여겼던 것이 순식간에 우리나라로 옮겨왔고 대유행으로 번져 전 세계를 마비시키고 있다. 사실 인류는 중세시대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앗아간 흑사병으로 말만 들어도 공포감에 몸서리치는 무서운 전염병의 역사를 경험한 바 있다.

그 뒤에도 몇 개월 사이에 2천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무시무시한 스페인 독감과 아메리카 잉카문명을 한순간에 붕괴시킨 천연두 등 수 차례의 전염병이 인류를 강타했다. 20세기 초에는 카뮈가 소설 ‘페스트’를 통해 전염병의 공포를 거듭 각인시켰지만, 망각의 인류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잊고 살아왔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는 앞으로 우리 삶에 많은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당장 가장 큰 변화는 비대면(非對面), 언택트(Untact) 문화의 급속한 확산이다. 식당, 카페, 마트, 극장, 미술관 등 다중 이용시설의 사용은 급감하고 관객 없는 공연이나 경기, 학교의 사이버 강의, 식자재나 음식의 배달서비스 등 많은 분야에서 이러한 문화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금융 등 생활 문화는 더욱 모바일에 의존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드론, 인공로봇 등을 활용한 무인화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등 비대면 언텍트 트렌드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비대면 문화는 사실 갖고 있는 매력도 만만치가 않다. 우선 대면 접촉에서 오는 심적 불편함을 해소한다는 점에서 선호된다. 둘째는 효율성 측면에서도 빛을 발한다. 주문과 결제 등에서 시공간의 제약을 극복하고 웹시스템의 발달로 서비스의 질도 제고된다.

편리함도 비대면 서비스 선호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혼자 지내기에 익숙한 혼족과 외부 활동보다는 집 안에서 대부분을 처리하는 방콕족이 급속하게 늘어나는 이유다.

문제는 모든 사회적 시스템이 이에 맞춰 진화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당장 어려움을 겪게 되는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을 비롯한 다양한 업종의 사업자들의 변신은 불가피하다. 특히 음식점의 경우 철저한 위생마케팅이 우선적으로 요구되며 이를 바탕으로 고객의 안심과 신뢰를 얻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질병을 이길 수 있는 면역력을 높이는 음식 섭취와 예방하는 식습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다. “김치가 모든 것을 물리쳤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김치 등 우리 전통음식에는 마늘, 젓갈, 고춧가루 등 면역력을 높이는 영양성분들이 많이 들어 있다.

그런 만큼 운동을 통해 기본적인 체력을 증진시키고 발효식품을 비롯해 견과류와 고추, 다시마, 미역, 고구마, 노루궁뎅이 버섯 등을 고루 섭취해 면역력을 높이는 식생활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밤 11시 전에는 반드시 취침을 하고, 하루 세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면서 물을 하루에 2리터 정도 충분히 마시는 것도 좋은 습관이다. 면역세포의 바퀴역할을 하는 것이 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식사 중이나 전후 30분 내에는 마시지 않는 게 좋다. 채소와 과일류도 충분히 고루 섭취해야 하며, 특히 식품 자체에 진액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식품이 좋다.

인스턴트 식품을 줄이고 천연식품으로 계절음식과 장과 위를 보호하는 음식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특히 생활 속에서 핸드폰이나 컴퓨터 사용을 줄이라고 권고한다. 전자제품을 많이 쓰면 혈구가 플러스 마이너스로 서로 잡아당겨 적혈구들이 뭉치는 연전현상으로 혈류의 흐름이 급격히 나빠져 면역세포들이 활발하게 이동하기 못하기 때문이다.

대면 접촉이 활발하던 과거와 달리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 그만큼 인간 관계와 의사 소통에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다. 그런 만큼 비대면 문화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상호 이질감이 깊어지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노력을 기울려야 한다.

비대면 문화를 행복의 질을 높이는 삶의 수단으로 삼아야지 그 문화에 매몰되어서는 곤란하다. 인류 문명은 사람과 사람이 함께 정을 나누는 공동체 문화 속에서 꽃을 피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권갑하 도농협동연수원장/문화콘텐츠학박사  sitop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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