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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에 광고·수리비 등을 전가시킨 혐의를 받는 애플코리아의 자진 시정(동의의결)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정위는 “지난 1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위원회 전원 회의를 열어 애플의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에 대한 건 관련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심의했으나 상생 지원 방안의 세부 항목별 집행 계획 등의 구체성이 미흡했다”고 14일 밝혔다.

애플은 지난 2009년 아이폰3GS를 한국에 출시한 뒤 한국 이통사에 텔레비전(TV)·옥외 등 광고비와 매장 내 전시·진열비, 수리비 등을 전가한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아왔다.

공정위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아이패드·애플 워치 등 제품의 광고를 제작할 때 이통사들로부터 받은 ‘광고 기금’을 사용했다. 매장에 전시하는 애플 제품 구매비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무상 수리비 일부도 이통사가 부담했다.

공정위는 지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관련 조사를 진행하고 “애플의 이런 관행은 불공정 거래 소지가 있다”는 내용의 심사 보고서(공소장)를 보냈다.

당시 애플은 “우리는 협상력이 강하지 않다. 갑이 아니므로 이통사에 갑질할 수가 없다”며 “애플은 아이폰의 브랜드를 유지하는 차원에서 이통사의 광고 활동에 관여하는 것이다. 광고 기금 조성은 애플과 이통사 모두에 이익이 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공정위는 “이통사와의 관계에서 애플은 우위에 있다”며 “이통사의 광고 활동에 애플이 관여하는 행위도 브랜드 유지룰 이유로 정당화할 수 없다”고 정면 반박했다.

이후 애플은 지난해 7월 “광고·수리비 등을 이통사에 떠넘기는 행위를 시정하겠다”며 동의의결을 신청했다. 애플이 제시한 동의의결안에는 이통사와의 거래 질서를 회복하고 기금 등을 조성해 소비자·거래 상대방을 구제하는 방안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같은해 9월 1차 전원 회의를 열고 애플의 첫 동의의결안을 심의한 뒤 내용이 미흡하다고 보완을 지시한 바 있다. 공정위가 동의의결안을 받아들이면 애플은 법적 제재를 받지 않고 사측이 마련한 피해자 구제안 등을 이행하게 된다. 동의의결안 기각시에는 과징금 등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

이번 회의에서 공정위는 “1차 심의 이후 애플이 수정·보완해 가져온 동의의결안이 일정 부분 개선됐다”면서도 “상생 지원 방안의 세부 항목별 집행 계획 등의 구체성이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애플이 동의의결안의 구체적인 계획안 등에 관한 자료를 제출하면 동의의결 개시 합의를 속개해 받아들일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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