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남도훈기자] 현대자동차가 26일 계열사 현대제철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카드 지분 전량을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매입가격이 적정가의 2.6배에 달해 지나친 지원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차는 26일 현대제철로부터 현대카드 지분 전량 872만9750주(5.44%)를 1751억6200만원에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현대차는 총 5930만1937주의 현대카드 주식(지분율  37.0%)을 확보하게 된다. 주당 매입가는 2만65원이다.

현대카드는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통상 자주 발생되는 거래는 아니다. 때문에 실제가치보다 다소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것이 통상이다. 비상장주식의 가치는 해당 기업의 주당순이익(EPS)에 동종업체의 주가수익비율(PER)을 곱해 산정한다.

그런데 이 공식에 따르면 현대차는 현대카드의 주식을 2.6배나 비싸게 매입한 셈이 된다. 

현대카드의 지난해 주당순이익은 1192원, 상장상태인 삼성카드의 25일 주가수익비율은 6.43이다. 위의 공식에 따라 주당순이익에 삼성카드의 주가수익비율을 곱하면 7664원이 나온다. 

카드업계 전망이 그리 밝지 않고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도 올해 초 기자간담회에서 "확장보다는 내실을 다지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점을 따져보면 현대차의 이번 매입은 지나치게 비싼 셈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 매각에 대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시행한 비주력자산 매각이다"라고 밝힌 만큼 현대차가 웃돈을 준 것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제철은 오는 9월 완공될 당진제철소 제3고에 대한 추가비용으로 자금압박을 받고 있다. 올해 2조 4000억원이 투입됐고 추가로 7800억원이 들어갈 전망이다. 현대제철의 차입금은 3조원 가량으로 한해 이자만 3000억원에 달한다. 또 원자재가가 올라감에도 수요가 위축돼 가격대응이 늦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상가보다 지나치게 비싸게 산 것은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남도훈 기자  hundo@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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