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지난 3월 현대캐피탈의 미국 법인인 ‘현대캐피탈아메리카(Hyundai Capital America, 이하 HCA)’가 새로운 차세대시스템을 론칭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차세대시스템은 영업과 리스크 관리 등에 대한 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IT시스템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평가 받고 있다. 정태영 현대캐피탈 부회장은 HCA의 기존 시스템으로는 다양한 디지털 기능을 접목하고 모바일 프로세스를 구축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 지난 2018년 5월 차세대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현대캐피탈은 국내 차세대시스템을 기반으로, 기능을 업그레이드 해 현대캐피탈만의 독창적인 ‘패키지 플랫폼(GBP: Global Base Platform)’을 탄생시켰다. 그리고 이를 11개 해외 법인 중 최초로 HCA에 적용했다. 특히, 금융 IT 플랫폼 분야에서 세계 표준으로 불릴 만큼 독보적인 경쟁력을 자랑하는 미국에서 현대캐피탈이 성공적으로 차세대시스템을 론칭한 것은 평소 전사적 디지털 혁신을 강조하는 정태영 부회장의 소신이 빛을 발한 것으로, 현대캐피탈의 글로벌 비즈니스를 한 단계 도약 시키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HCA 차세대시스템의 핵심은 ‘글로컬리제이션(Glocalization)’이라는 개념으로 요약된다. 현대캐피탈은 미국 현지 시장에 최적화시킨 진화된 IT 플랫폼을 개발함(Localization, 현지화)과 동시에 향후 다른 글로벌 시장에 적용할 수 있는 글로벌 표준 IT 플랫폼의 초석을 마련(Globalization, 세계화)했다.

플랫폼 론칭 초기지만, 효과는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기존 HCA의 IT 플랫폼은 자동차 할부와 리스가 다른 형태의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두 시스템 상의 고객이나 계약 데이터도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연계 마케팅을 펼치는데 구조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차세대시스템은 분리되어 있던 자동차 할부와 리스 시스템을 통합함으로써 데이터 불일치 문제를 해소했다. 이는 고객의 상품 활용 특성에 대한 다양한 분석을 가능케 해 교차판매(Cross-Sell) 등에 대한 마케팅 기회를 크게 확대시켜 줄 전망이다. 또한, 그동안 낙후된 환경에서 비효율적으로 이루어져 왔던 데이터 추출이나 검증 등에 대한 임직원들의 소모적인 업무량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HCA는 이번 차세대시스템을 기반으로 조직간에 존재하던 데이터 장벽(Data Silo)을 과감히 무너뜨리고,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 운영하는 새로운 체계를 구축했다. 기존 시스템에서는 경영관리와 영업 조직의 데이터 중복률이 40%가 넘고, 개별 부서에서 관리하는 데이터 중 미사용 데이터 비중이 80%에 이르렀다. 금융사의 핵심적인 기초 자산인 데이터의 관리와 활용이 비효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HCA는 새로운 차세대시스템을 통해 대대적인 데이터 통합과 정제 작업을 진행했고, 그 결과 데이터 총량을 기존의 1/3 수준으로 줄였다.

비용 절감 효과 역시 기대를 모으는 부분이다. 기존에 IT 시스템이 소화하지 못했던 다양한 업무들을 차세대시스템 내로 흡수해 작업 오류는 물론 인건비도 상당 부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현대캐피탈 본사가 시스템의 통합 유지보수를 담당해 이 비용 역시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정태영 부회장이 이끄는 현대캐피탈의 글로벌 비즈니스 성장세가 가파르다. 현대캐피탈은 2019년 해외 자산 규모가 49조 원(49조 312억원)을 돌파했다. 같은 해 국내 자산은 29조 6,577억 원. 해외 자산이 국내 자산의 2배에 육박해가고 있으며, 해외 법인들의 총 세전이익(IBT) 역시 7,446억 원으로 국내보다 2배 가량 높았다. 기업의 전체적인 수익구조가 이미 글로벌 기업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캐피탈은 이 같은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자 ‘글로벌 원 컴퍼니(Global One Company)’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전 세계 임직원들이 동일하게 공유해야 할 가치들을 반영한 HR 제도와 기업문화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나가고 있다.

이번 HCA의 글로벌 표준 플랫폼 론칭은 HR제도나 기업문화와 같은 소프트웨어 부문을 넘어, 디지털 인프라에서도 본격적인 글로벌 통합의 결과물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특히 글로벌 표준 플랫폼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펼치는 글로벌 기업에게는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평가 받고 있다.

정태영 현대캐피탈 부회장은 글로벌 표준 플랫폼을 기반으로 모든 해외 법인의 디지털 경쟁력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모든 임직원들이 전 세계 어느 법인에서 근무 하더라도 동일한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설계 초기부터 정태영 부회장이 이 같은 목표를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HCA의 차세대 시스템은 글로벌 비즈니스 확산에 용이한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이 플랫폼에는 표준화된 프로세스를 기반으로 전 세계 어느 지역에서라도 대부분의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기능이 필수 기능으로 탑재되어 있다. 이는 현대캐피탈이 해외 법인의 IT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할 경우, 투입하는 시간과 비용은 단축하면서도 높은 수준의 시스템 품질을 확보할 수 있는 특징이 된다.

현대캐피탈은 장기적으로 모든 해외 법인에서 글로벌 표준 플랫폼이 가동될 경우, 그 동안 각 법인에 따라 개별적으로 이루어졌던 프로세스 변경이나 기술지원 등도 통합 운영을 통해 더욱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불어 세계 각국의 법인들이 지닌 다양한 성공사례(Best Practice)와 비즈니스 노하우를 신속하게 전 세계로 전파할 수 있는 시스템적 토대도 구축될 전망이다.

정태영 부회장은 현대캐피탈 미국 법인의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발판 삼아 캐나다와 중국 법인 등으로 글로벌 표준 플랫폼을 확산시켜 나갈 방침이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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