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허민회 대표

[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CJ ENM은 2018년 문화콘텐츠 사업 부문을 맡고 있던 CJ E&M과 커머스 부문의 CJ 오쇼핑이 합병하며 탄생했다. 합병 2년이 다가오는 현재, 오쇼핑의 안정적인 수익 구조와 E&M이 가진 무한 확장이 가능한 콘텐츠를 통한 성장 동력이 균형을 이뤘다는 평가다.

CJ ENM은 지난 2018년 7월 1일 공식 출범했다. ‘ENM’은 Entertainment and merchandising’의 약자로 기존 E&M이 가진 콘텐츠 기획 역량과 오쇼핑의 상품기획 역량을 결합한 국내 최초의 글로벌 융복합 콘텐츠 커머스 기업으로 재탄생했다.

당시 ENM은 글로벌 종합 엔터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프리미엄 IP(지식재산권을 보유한 원천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고, 콘텐츠-커머스 융합 에너지를 활용한 “디지털 콘텐츠 스튜디오 사업을 확대하며 콘텐츠 기반 글로벌 버티컬 유통 플랫폼 구축을 통해 차별화된 쇼핑경험 제공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김성수 당시 CJ E&M 대표이사는 “2021년에는 11조4000억원 규모의 외형을 갖추고 이 중 융복합 신사업을 통한 매출도 2021년까지 연 1조 4000억원 수준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밝히며 포부를 전했다.

CJ ENM, 2019년 매출액 3조7897억원 달성

ENM은 지난해 전 사업부문 흑자 달성, 자체 제작 IP의 경쟁력 강화 등 당초 목표로 제시한 대로 성장가도를 그리고 있다. 2019년 연간 매출액은 전년보다 14.5% 상승한 3조7897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9.5% 상승한 2694억원으로 나타났다.

CJ ENM은 대내외적으로 악화된 시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2019년 미디어부문, 커머스부문, 영화부문, 음악부문 등 전 사업 부문 흑자로 사업 성장 및 수익성 강화를 모두 이끌어냈다고 자평했다.

먼저 미디어 부문은 <사랑의 불시착>, <호텔 델루나>, <신서유기7> 등 시청률 및 화제성을 강화하며 연간 매출액 1조6784억원, 영업이익 709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방송광고 시장이 부진했으나, 중간 광고 판매 확대 등 TV 광고와 디지털 광고 매출 모두 전년대비 각각 8.5%, 22% 증가했다.

올해는 시즌제 및 콘텐츠 Hit Ratio를 확대하고 매쉬업 및 디지털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화하여 TV·디지털 통합 광고 확대 통한 사업 성장을 목표하고 있다.

커머스 부문은 A+G(엣지), 장미쉘바스키아, 지스튜디오 등 단독 브랜드 상품의 판매 호조, 그리고 일부 해외법인 및 카탈로그와 같은 저수익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외형과 수익 모두 성장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3% 오른 1조4273억원, 영업이익은 20% 상승한 149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단독 브랜드 사업을 더욱 확대하고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채널 간 시너지를 강화해 수익성을 더욱 높여나갈 계획이다.

영화 부문은 칸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한 <기생충>을 비롯, 자체 기획한 <극한직업>, <나쁜 녀석들> 등 박스오피스 매출 고성장으로 연간 매출액 3493억원, 영업이익 436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에는 작품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美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음악부문 연간 매출액은 3,348억원, 영업이익은 56억원이다. 2019년은 신규 아티스트 투자 확대로 수익성은 부진했으나, 2020년에는 <빌리프랩>, <TOO>등 중장기적으로 글로벌向 IP 활동 확대를 통해 미래 사업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CJ ENM은 올해 ▲전 부문 글로벌向 메가 IP 확대 ▲자체 브랜드 및 자체제작 콘텐츠 확보를 통한 경쟁력 강화 ▲디지털 유통 확대 등을 기반으로 매출액 3조8000억원, 영업이익 3100억원을 목표하고 있다.

CJ ENM 관계자는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CJ ENM은 콘텐츠 본연의 가치에 집중해 견조한 실적 성장과 글로벌 진출을 적극적으로 이어 나갔다”며, “올해에는 콘텐츠 HIT RATIO를 더욱 강화하고 단독 브랜드 사업과 글로벌 및 디지털 사업 확대로 수익 성장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JTBC와 맞손…콘텐츠 역량 강화 집중

지난해 매출이 증명하듯 CJ ENM은 콘텐츠 개발 등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먼저 지난해 9월에는 JTBC와 OTT 합작법인 출범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CJ ENM과 JTBC는 양 사가 IP를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를 통합 서비스하는 합작법인(JV)를 설립하고 ‘티빙(TVING)’을 기반으로 한 통합 OTT 플랫폼을 론칭하기로 합의한 것. 합작법인(JV)는 CJ ENM이 1대 주주, JTBC가 2대 주주로 참여하며 향후 양사는 JV를 통해 국내 OTT 플랫폼에 콘텐츠를 유통하게 된다.

양 사는 합작법인을 통해 양사 콘텐츠 결합상품 등 보다 다양한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추가 제휴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하며 통합 OTT를 중심으로 콘텐츠 및 플랫폼 사업자들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구조를 만들어 나가기로 합의했다.

CJ ENM과 JTBC의 협력은 급변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가 전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디즈니, AT&T 등 풍부한 IP(지식재산권)를 가진 기업들도 이미 자체 OTT 서비스 시작을 발표하며 OTT 시장에서 차별화된 콘텐츠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드라마, 예능 등 다양한 IP를 보유하고 있는 양 사는 이미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각축장이 된 콘텐츠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콘텐츠의 기획·제작 역량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이고 잘 만들어진 콘텐츠가 효과적으로 서비스될 수 있는 타겟별 최적의 플랫폼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 뜻을 같이 했다. 이에 지난 3월에는 합병 법인을 위한 사전 작업 차원에서 티빙의 사업 부문을 분할해 신설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이 넷플릭스와 손을 잡고 콘텐츠 제작 및 글로벌 콘텐츠 유통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은 이번 넷플릭스와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로 2020년 1월부터 3년간 전 세계 넷플릭스 가입자들이 즐길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아울러 CJ ENM이 유통권을 보유한 스튜디오드래곤의 제작 콘텐츠 중 일부 작품을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선보인다. CJ ENM은 금번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스튜디오드래곤 주식 중 최대 4.99%를 넷플릭스에 매도할 권리를 갖는다.

향후 CJ ENM을 통해 콘텐츠 제작사를 비롯한 감독, 작가, 배우 등 다양한 영역의 한국 크리에이터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폭 넓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 K-컬쳐를 근간으로 한 다양한 장르의 한국 콘텐츠들도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날 수 있는 문이 열리게 됐다.

공격적인 콘텐츠 시장 개척 배경엔…오쇼핑의 안정적 수익

ENM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콘텐츠에 투자할 수 있는 데에는 오쇼핑의 안정적 수익으로 인한 ‘균형’에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오쇼핑 등 커머스 부문은 ENM 전체 매출의 40.4%를 차지하고 미디어는 43.9%를 갖고 있다.

지난해 오쇼핑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0%가 증가한 1492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ENM의 전체 영업이익인 2694억원의 절반이 넘는 수치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10.%가 증가한 1조4273억원이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418억원으로 전년 대비 36.8% 성장했다. 미디어는 지난해 4분기 4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205억원에 비해 80% 정도가 급감한 수치다. 영화와 음악은 각각 10억원, 2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처럼 4분기에 오쇼핑의 실적 호조가 ENM을 견인했다.

E&M와 오쇼핑의 결합으로 탄생한 ENM의 통합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는 1차 목표지점으로 제시한 2021년까지 시간이 남아 지표 상의 결과를 가늠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ENM의 수익 창출 구조는 윤곽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커머스의 안정적 이익을 기반으로 미디어 부문의 콘텐츠 개발과 투자 등 성장 동력 마련을 통해 균형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분석돼 중장기적 시점에서 ENM의 성장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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