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2019년 12월 1일 중국 우한시에서 처음 보고된 바이러스성 폐렴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 5개월도 채 못되는 기간에 170만명 이상을 감염시키고 10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발생시켜 온 인류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사상 유래 없이 짧은 기간 내에 전 대륙으로 확산 되자 세계보건기구(WHO)는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경보를 내리고 각국은 공항과 항만을 봉쇄하는 등 뒤늦은 감염 차단 정책들을 쏟아놓고 있다.

그러나 아직 이번 팬데믹을 잠재우고 감염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백신도 치료제도 만들어 내지 못한 답답한 상황에서 지구촌은 감염의 불안과 사회 및 경제활동의 제약으로 인한 경제적 공항까지 겹치며 참으로 답답하고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와 같은 패닉 상황에서 일반 국민들이 해야 할 일은 이 팬데믹에 관해서 좀 더 정확한 의학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이 질병을 피해 위기를 벗어나는 것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란?

우한폐렴을 일으키는 신종바이러스를 전자 현미경으로 보면 겉 표면에 많은 돌기를 지닌 모양으로 마치 왕관(코로나,corona)처럼 보여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처음 밝혀진 것은 1967년 영국이었고 현재까지 7종이 사람에게 질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중에는 2002년 중국에서 시작된 사스(SARS)와 2012년 중동에서 시작된 메르스(MERS)가 세계 여러 나라에 전파되어 많은 사망자를 낳았다.

우한폐렴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이 이들과 유사하기 때문에 WHO는 이를 SARS-CoV-2로 명명하였고 그 후 부르기 쉬운 COVID-19(코로나19)를 호칭으로 쓰고 있다. 바이러스란 핵산(DNA, RNA)과 그것을 둘러싼 캡시드(capsid)라는 단백질 껍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생명체와 비생명체의 중간물질이다.

세포로 보기에는 불완전하고 크기도 세균보다 훨씬 작아서 그 자체만으로는 물질대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생명체라고 볼 수 없다. 그러나 단백질 껍질이 숙주세포 표면의 수용체에 결합되면 세포 안으로 이동(감염)하여 세포 안에서 자신과 동일한 핵산과 단백질 껍질을 합성(증식)한다. 증식된 바이러스가 다른 세포로 이동하며 숙주세포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함으로서 질병이 유발된다.

코로나19 감염증의 시작과 전파

코로나바이러스는 자연 상태의 박쥐나 조류에서 여러 종류가 발견되며 이들 가운데 일부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인체세포에 침투함으로서 SARS, MERS 및 코로나19와 같은 질병을 일으킨다.

우한폐렴 바이러스가 박쥐에 들어있는 코로나바이러스와 염기서열이 90% 가량 일치한 것으로 보아 박쥐가 자연 숙주임에는 틀림없으나 그것이 어떻게 인체에 들어와 질병을 일으키는지 감염경로는 아직 불명확하다.

한 가지 주장은 중국인들이 박쥐나 천산갑(pangolin)과 같은 야생동물들을 식용으로 쓰고 있어서 이들과의 접촉으로 인체에 들어온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감염증을 유발했다는 추정이다.

한편 보일(F. Boyle)박사와 같은 세균 전문가들은 우한시에 소재하는 ‘우한생물학연구소’에서 연구 중인 SARS와 HIV바이러스간의 키메라(chimera,유전자융합 교잡종)가 외부로 새어나와 인체감염이 이루어졌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발생경로야 어떠하든 코로나19 팬데믹의 문제는 사람간의 전파가 너무 빨라서 확산속도를 늦추고 치료방법을 찾는 일이 너무 어렵고 피해가 크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사람간의 전파는 감염자의 기침, 재채기 및 대화중에 배출되는 침, 비말(飛沫), 연무질(aerosol) 등을 매개체로 하여 이루어진다.

즉 감염자 주위에 있는 사람이 이들 매개물질을 호흡기로 들어 마시거나 감염자의 손이나 피부, 옷 또는 물건의 표면에 남아있는 바이러스를 손으로 만질 때 옮겨지게 되며 눈, 코, 입 등의 점막을 통해 체내로 침투하게 된다. 음식 감염은 적으나 우리나라처럼 반찬을 함께 먹을 때는 젓가락을 통한 전파 가능성은 높다.

개인 차이가 큰 감염증세

코로나19 감염 후 나타나는 증세는 개인에 따라 무증상으로부터 급속한 호흡곤란에 이르기까지 차이가 크다.

잠복기간이 2~10일이며 초기 증상으로는 고열, 피로감, 인후통, 근육통이 있고 심해지면 설사와 마른기침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며 점차 폐렴, 신장염으로 발전하고 사망한다.

한편 외국에서 조사된 자료에 의하면 감염자의 약 25%은 외부증상을 보이지 않으며 상당수(60%)가 냄새와 맛을 느끼지 못한다. 따라서 아무런 증상이 없지만 갑자기 냄새나 맛을 느끼지 못하면 고열과 같은 증상이 없어도 검진을 받아 보는 게 현명하다.

이처럼 무증상자 비율이 높고 잠복기간이 2~10일이나 되기에 질병 확산 속도가 빠르다. 그러나 감염자의 사망률은 6.0% 정도이어서 SARS나 MERS보다 낮은 편이다. 다만 연령이 높은 노령층 이나 만성질환 소지자들의 사망률은 이보다 훨씬 높다.

사망률이 높은 고위험군

감염자 가운데 약 80%는 무증상이거나 감기처럼 경미한 증세를 보이지만 나머지는 중증으로 나타난다. 특히 사망자들의 나이 분포를 보면 치사율과 환자의 나이는 비례한다.

중국의 사망자 자료에 의하면 80세 이상이 14.8%, 70대는 8.8%, 60대는 3.6%, 50대는 1.3%, 40대는 0.4%, 10~30대는 0.2%의 치사율을 보였다. 고령자 이외에도 치사율이 높은 고위험군에는 당뇨, 심부전, 암, 만성호홉기질환 등 만성질환자들이 있고 투석 중인 환자나 면역억제제 복용자 그리고 흡연자들 또한 고위험군에 속한다. 그리고 감염자 중에는 상태가 악화되면 심혈관 이상이 나타나는 환자들이 많아 코로나19와 심혈관계 질환 간의 상호관계를 연구 중에 있다.

체외 생존기간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체내에서 보통 20일 가량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 최근 중국 연구팀의 조사에 의하면 무려 7주간까지도 체내 생존이 가능하다고 한다. 한편 침이나 비말 또는 연무질을 통해서 체외로 배출되는 경우 공기 중에서 3시간 정도 생존하며 30°C 이상 고온에서의 생존기간은 더 짧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남아 있는 접촉물 표면의 특성에 따라 생존기간이 다양하다. 발표된 자료를 종합해보면 인쇄물이나 화장지에서는 3시간, 구리 표면에서는 4시간, 박스 종이 및 의류 표면에서는 1일, 목재, 지폐 및 스테인리스 금속 표면은 약 2일 그리고 플라스틱이나 유리 표면에서는 3일 정도 생존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의류용 마스크의 표면에서는 상당히 생존율이 높아 7일간 살아남을 수 있어서 얼굴에 쓰는 마스크의 반복적인 재사용을 피하고 부득이한 경우에는 일광이나 오존 소독 후 사용해야 한다.

효과적인 소독 필요

바이러스는 알카리성에 약하므로 비누나 손소독제를 써서 손 씻기나 소독을 자주 실시한다. 손 씻기는 흐르는 물에 30초가량 손톱 끝까지 골고루 씻도록 하고 소독제는 에틸알콜 성분이 60~70%가량 함유된 것이라야 살균효과를 나타난다. 손이나 몸에 단순한 염소 소독제나 알콜 분무는 몸에 해로울 뿐 바이러스 살균 효과가 크지 않다. 일상생활에서 자칫 소홀하기 쉬운 감염원으로 휴대폰과 신용카드가 있는바 사용 후에는 반드시 손소독제나 물티슈로서 소독하는 것을 잊지 않도록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물리적 거리두기

지역사회 감염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사람들 간에 접촉을 최소화 하는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가 필요하다. 우한폐렴 발생지인 화중(Huazong)대학교의 왕(Wang)교수와 연구팀에 의하면 후베이성의 우한폐렴 감염차단 효과의 90%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결과라고 하였다.

중국인 입국을 막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히 해온 베트남에서는 감염자가 매우 적고 아직 사망자도 없으며 타이완 역시 사망자가 6명에 불과하다. 즉, 감염자들을 격리시키고 사람이 많이 모이지 않도록 행사나 모임을 제한하고 학교나 교회예배 및 대형 오락시설 운영을 중지시키는 것이다.

부득이 사람을 만나더라도 옆 사람과의 거리를 2m 이상 유지하는 물리적 거리두기(physical distancing)를 실천함으로써 비말에 의한 전파를 막는다. 외출시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악수나 피부접촉을 피하며 자주 손 씻기를 실행한다.

위생용 마스크 착용

국내에 코로나19 감염자 진단이 내려진 이후 위생용 마스크 부족현상이 나타났고 마스크의 착용효과에 관한 논란이 일었다. 마스크 착용이 생소한 서구사회에서는 감염증세가 나타나지 않으면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으며 마스크 사용이 오히려 감염원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의료용 마스크 표면에 붙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1주일간 생존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다. 그러나 그 이후 서구에서도 마스크 착용이 일반화 되었다. 비록 바이러스를 완전히 차단할 수 는 없지만 무증상 감염자의 배출물이 외부로 전파되는 것을 막는데 이만큼 효과적인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일반인의 경우 마스크의 필터규격이 KF80이면 비말 전파차단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만약 일회용 마스크가 부족한 경우에는 마스크를 햇빛이나 오존(ozone) 소독으로도 효과는 충분하다. 다만 염소제 등 화학소독제를 마스크 소독에 사용하면 천식이나 기관지염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

치료제와 백신 개발

세계 각국의 연구소에서 집중하여 개발 중인 백신이 빠르면 올해 10월에는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지만 코로나19 감염증 치료제 개발은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증세가 심하거나 위급한 환자에게는 다른 바이러스성 질병 치료에 사용하던 약제를 시험적으로 투약하고 있다.

지금까지 투약 결과를 보면 증상정도나 개체별 차이는 있지만 약제에 따라서는 상당한 치료 및 증상 완화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예를 들자면 항바이러스제인 ritonavir와 lopinavir, 말라리아 치료제인 chloroquine제, Evola치료제인 remdesivir, 면역억제제인 Actemra 등이 있다. 여기에 더하여 완치된 환자로부터 혈장을 기증받아 중증 감염자에게 주사하는 혈장치료도 효과를 거두고 있다.

반려동물의 감염과 국내 상재 가능성은

사람과 짐승 모두에게 중증의 질병을 일으키는 전염병을 인수공통전염병(Zoonosis)이라고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또한 박쥐가 자연 숙주이고 천산갑의 코로나바이러스와 염기서열이 99% 일치하는 인수공통전염병이다.

최근 개와 고양이는 물론 미국의 동물원 호랑이까지 감염증이 확인 되었다. 이밖에도 독일에서는 족제비의 일종인 페럿(ferret)과 과일을 주식으로 하는 큰박쥐에서도 감염증이 나타났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반려동물이나 다른 야생동물에게 전파되면 국내에 상재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반려동물에게도 위생관리와 물리적인 거리두기가 필요하다. 다행히도 아직 돼지나 닭과 같은 가축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

이처럼 바이러스로 야기된 팬데믹은 정치나 도덕이 아니기에 과학과 기술로서 해결해야 하고, 생명은 자신이 지켜야 하는 고로 국민 스스로 과학적 사고와 실행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kkucwka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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