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1조원을 긴급 수혈받은 두산그룹이 13일 채권단에 두산중공업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전달했다. 두산그룹은 “경영 정상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두산은 “그룹과 대주주는 책임경영을 이행하기 위해 뼈를 깎는 자세로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마련했다”며 “두산중공업 또한 경영정상화와 신속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각 또는 유동화 가능한 모든 자산에 대해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향후 자구안의 타당성 및 실행가능성, 구조조정 원칙 부합 여부, 채권단의 자금지원 부담과 상환 가능성, 국가기간 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재무구조 개선계획은 향후 채권단과의 협의 및 이사회 결의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다만 자구안에 담긴 상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두산중공업은 이른 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전체 차입금 4조9000억원 중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비은행 차입금만 약 4조2000억원에 달한다. 채권단의 1조원 지원에 더해 수출입은행이 오는 27일 만기가 돌아오는 약 6000억원 규모의 외화공모사채를 대출로 전환해 해도 차입금이 남는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두산건설 매각, 특허권 포함 두산중공업 일부 사업부 분할 매각, 두산중공업 유상증자 참여에 오너 일가 사재출연, 두산밥캣 지분 유동화 또는 담보대출, 인력 구조조정 확대 등이 거론된다.

특히 ㈜두산의 사업 부문 중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 등 우량 자회사 지분을 매각하거나 두산중공업의 자회사·손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을 분리할 것으로 추측하는 목소리가 높다. 두 회사는 양대 신사업인 2차전지용 전지박과 연료전지 사업을 담당하고 있어 매각가도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가운데 두산은 두산솔루스 지분 51%(경영권 포함) 또는 전량을 사모펀드(PEF)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 매각하는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솔루스는 ㈜두산이 보통주 13.94%와 우선주 2.84%를 보유하고 있으며 박정원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합하면 보통주 50.48%, 우선주 11.04%에 달한다. 매각대금은 6000억~8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두산솔루스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동박, 전지박 사업 영업가치를 9615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두산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이 들어갈 가능성도 거론된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박지원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등 오너 일가가 두산중공업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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