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남도훈기자] 유동성 위기에 몰린 STX조선해양이 임직원 급여에마저 손을 댔다. STX조선해양 이번 5일 생산직은 75%, 사무·관리직은 50%만 급여를 지급했다. 다만 5일 기준 사내하청 및 협력업체엔 100% 정상 지급했다.

STX 관계자는 18일 “유동성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불가피하게 일정부분 지급하지 못했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지급을 완료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유동성 위기가 어느 정도 풀린 이후에 잔여분을 지급할 계획이라 언제 지급할 지는 모른다”고 전했다. 지난해부터 STX조선해양은 현장 특근 수당을 지급을 않고 있다.
 
STX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조선해양이 일부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자 그룹 전체로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오는 25일로 급여일이 예정된 회사들은 팬오션을 포함한 대다수 계열사 및 지주사등이 포함돼 있다. STX 직원들 사이에선 성과급이나 상여금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 한다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뿐만이 아니다. 확실히 급여를 챙기고 있다는 하청업체에도 비상이 걸렸다. 급여지급일이 5일 이전의 사내하청업체들은 돈을 받았지만 급여지급일이 4월 15일인 하청업체들은 단 한 푼도 받지 못했다. 돈을 받지 못한 업체는 70여곳, 직원수만 6000명에 달한다. STX조선해양은 2~3일 전에야 이들 업체에 통보해 오는 25일로 지급을 연기한다고 통보했다.

한 하청업체 관계자는 "확실히 지급하겠다는 약속도 없이 연기하겠다고 통보만 보내 직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9일 STX조선해양이 제의한 자율협약 체결을 승인하면서 다소 희망적인 관측이 내려지고 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최근 불황을 겪고 있는 조선·해운업에 “선제적인 대규모 금융지원을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STX조선해양의 3만5000여명의 직원, 1400여개의 협력사, 조선사업 관련 직원 6만여명, 159억의 수주잔고 등 지역경제 및 조선업의 국가신임 등을 고려한 목소리로 강덕수 회장을 비롯한 STX 경영진들은 주주들이나 채권단에 의해 책임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팬오션 매각이 지연되면서 STX의 중국 다롄조선소 매각 추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미 중국내 공공기관과 금융기관들은 STX 다롄 인수를 위한 실사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STX 다롄은 STX차이나홀딩스의 100% 자회사로 중국 금융기관들은 STX 다롄 지분 75%를 자금지원에 대한 담보로 잡고 있다. 올해 차입금 상환액은 7200억원 규모다.

중국 현지 관계자는 “STX다롄의 경영권 인수를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유상증자 등의 자금지원을 한다 해도 경영권은 중국으로 넘어올 것”이라고 전했다. 다롄조선소를 매각하면 1조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불황으로 팬오션의 조기매각을 점치기 어렵게 됐다는 점에서 국내 채권단은 STX다롄 매각을 반기고 있다. 채권단 한 고위 관계자는 “STX다롄 정리는 STX조선해양 조기 회생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6주 실사 후에도 생각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STX측은 다롄 매각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전했다.

남도훈 기자  hundo@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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