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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연임이 확정된 가운데 금감원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 사태 관련 징계의 효력을 일시 중단하라”는 법원 판단에 항고하고 나섰다. 법원 판단이 뒤집힐 경우 이를 소급적용 할 수 있을 지를 두고 금융가와 금감원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26일 법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박형순)에 항고장을 제출했다. 지난 20일 손 회장과 정채봉 우리은행 부행장이 금감원을 상대로 낸 문책경고 등에 대한 집행정치 신청 인용 결정에 대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법원이 항고를 받아들이게 되면 손 회장의 연임에 영향이 있을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법원 판단이 뒤집혀 징계효력이 발생하더라도 손 회장의 연임은 이미 결정됐기 때문에 금감원 항고가 추가적인 영향을 끼칠 수 없을 것으로 보는 반면 금감원측은 항고가 연임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하고 이번 항고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는 지난 20일 손 회장에 대한 금감원 징계 효력을 본안 소송의 1심 선고일로부터 30일간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본안 소송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당시 재판부는 “손 회장 등이 직면한 임원 취임 기회의 상실은 단순히 금전적인 손해뿐 아니라 직업의 자유 침해로 인한 정신적 손해, 금융전문경영인으로서의 사회적 신용이나 명예가 실추되는 등 금전 보상만으로 견디기 현저히 곤란한 유·무형의 손해를 수반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사건 처분의 효력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금융회사 임원에 대한 문책경고 권한은 금융위원회에 있다”며 “은행 임원에 대한 문책경고 권한을 갖고 있다는 금감원의 주장에 대해서는 향후 본안 심리가 필요한 만큼 손 회장 등의 징계 취소 소송이 이유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 1월 금감원은 지난 1월 DLF 제재심에서 손 회장에게 ‘문책경고’ 중징계를 결정했다. 관련법에 따르면 문책경고 이상의 징계를 받은 임원은 현재 남은 임기만 수행할 수 있을 뿐 향후 3년간 금융회사에 재취업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손 회장 측은 금감원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징계취소 청구 소송을 내는 한편 본안에 대한 판결이 나올 때까지 징계 효력을 중단해달라는 내용의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법원의 집행정지 인정 이후 손 회장은 지난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지주체제 안정과 고객 신뢰 회복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손 회장은 이날 주주들에게 임기 3년 동안 지속적인 인수합병(M&A)과 기업설명회(IR) 등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디지털 전환을 적극 추진해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는 것도 손 회장의 숙제다. 연초 경영계획 수립 당시 전염병 유행을 예견할 수 없었던 만큼 속도 높은 대응책 마련이 요구되는 상황인 만큼 우리금융도 지난 13일 비상경영대책위원회를 구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손 회장은 주총 이후 취임식을 생략하고 첫 행보로 현장경영과 비상경영에 나섰다. 손 회장은 24일 취임한 권광석 신임 우리은행장과 영세 사업자 대출이 집중된 우리은행 남대문시장지점을 방문한 이후 그룹 계열사 CEO들을 소집해 화상회의를 가졌다.

남대문시장 지점은 소상공인 등 영세 사업자 약 300명의 긴급 대출 100억원 가량이 몰려있는 지점이다. 손 회장은 이 자리에서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현장 의견을 토대로 권 행장과 즉석에서 해결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진행된 화상회의에서 손 회장은 “코로나19에 따른 장기적 경기침체를 상정해 그룹사별로 최악의 경영환경에 대비한 시나리오까지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며 “대응·회복·성장이라는 위기경영 단계에 맞춰 전 그룹사가 철저히 계획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가장 시급한 과제는 고객 신뢰 회복으로 꼽힌다. 손 회장은 지난해 불거진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 ▲비밀번호 수만건 무단변경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한 대책으로 계열사별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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