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기름 값 인하를 위해 정부가 석유제품 현물전자상거래와 혼합석유판매 거래기준을 마련했다. 그러나 정유업계와 주유소업계는 유류세 인하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라 정부 대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일고 있다.

기름이 수입될 때는 3개월 전 가격이 반영된다. 문제는 가격이 오를 때는 즉시 반영되는 반면, 인하될 시에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지난 23일 석유시장 투명성 제고 및 경쟁촉진을 통한 유가 안정을 위해 석유제품 현물전자상거래를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현물전자상거래를 통해 공정한 가격을 형성하고 실시간 가격정보를 제공해 투명성을 확보, 기간별 석유가격 평준화 및 재고부담을 완화시킴으로 인해 기름값을 인하하겠다는 것이다.

또, 지난 26일에는 조석 지식경제부 제 2차관이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 등 4대 정유사 대표급 임원들과 회동을 통해 고유가 문제를 포함해 혼합판매 정책 등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유업계 측의 생각은 다르다. 정부가 추진 중인 정책으로는 기름 값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기름 값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은 유류세 인하뿐이라는 것이 정유업계의 설명이다.

정유업계는 “유류세를 40%까지만 낮춰도 기름값을 리터당 200원에서 300원 가량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대신 추진 중인 알뜰주유소에 대한 반응도 회의적이다. 가격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알뜰주유소 등장에 관심을 보이던 소비자들도 알뜰하지 않은 가격에 이미 등을 돌리고 있다.

또 정부가 노리고 있는 정유사 간의 가격경쟁 대신 애꿎은 영세 주유소만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 정유업계의 설명이다.

한편 한국주유소협회는 지난 26일 정부에 유류세 인하 성명을 낸 데 이어 다음 주부터 전국 주유소마다 유류세 인하 현수막을 내거는 등 집단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효정 기자  hj@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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