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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코로나19의 확산세에 국민적인 불안이 커지고 정부가 마스크 등 방역물품 수급을 위해 국가 정책 마련에 한창인 때에 토니모리(회장 배해동)가 손 소독 효과가 없는 일반 화장품을 의약외품인 것처럼 마케팅을 펼쳤다는 논란이 제기되며 소비자들에게 뭇매를 맞고 있다.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토니모리는 홈페이지 기획전을 통해 KF94 마스크 10매와 닥터오킴스 젠틀덤 헨드갤 등을 묶어 판매했다. 마스크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 같은 기획상품이 판매되자 소비자들이 앞 다퉈 구매해 완판됐다.

그러나 해당 핸드겔은 손 소독 효과가 있는 외약외품이 아닌 일반 화장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상세 상품 설명란에도 ‘손을 깨끗이 씻고 건조시킨 뒤 적당량을 취해 발라줍니다’라고 표기되어 있어 보습이나 일반적인 청결 관리를 위한 화장품으로서, 마스크와 같은 방역물품의 일종으로 볼 수 없다.

해당 기획상품을 구매하려 했던 소비자 이모 씨(23)는 “품절이 되어 구매하지는 못했지만 당연히 이 핸드겔이 살균효과가 있는 손 소독제인줄 알았다”며 황당해했다.

이유는 토니모리 측이 보건용 마스크와 함께 핸드겔을 묶어 팔면서 ‘우리가족 건강 함께 지켜요’라는 문구로 홍보를 했고 의약외품에 들어갈 법한 십자가 등의 마크를 삽입한 것은 물론 보도에 따르면 위생·새니타이저(살균제) 등의 문구를 표기해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핸드겔을 단독으로 판매 중인 11번가 등 온라인 커머스 내의 사용방법 안내 란에도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할 때, 학교 직장 등 단체 생활을 할 때, 식사, 렌즈 착용 전 후’ 등에 사용할 것을 권하면서 마치 손소독제의 사용법으로 오해할 수 있는 내용을 제공하고 있다.

11번가 토니모리공식몰에서 판매 중인 '닥터오킴스 젠틀덤 핸드 겔' 상품 상세 화면 캡쳐

이모 씨는 “코로나19로 인해 사망자들이 나오고 마스크도 비싸거나 없어서 사지 못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를 이용해 상술을 펼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고, 이러한 ‘꼼수’를 부린 데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분개했다.

토니모리는 해당 기획전에 지적이 잇따르자 상품 판매를 중지하고 홈페이지 상에서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언반구의 설명 없이 마치 ‘없던 일’인 것처럼 해당 기획전을 내리기만 한 데 따른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이에 본지는 토니모리 측과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고 토니모리 홍보 대행사 역시 본사로부터 정확한 답변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만을 내놓고 있다.

문제가 된 핸드겔을 만든 ‘닥터오킴스’는 토니모리의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다. 오킴스 성형외과 및 피부과의 협업을 통해 런칭됐다. 피부과 전문의의 해결책을 담은 화장품이라는 설명과 함께 전문성을 강조하고 있으나 이번 기획전 사태는 그와 일치하지 않는 행보라는 것이 눈에 띈다.

화장품 업계의 허위 과장 광고로 인한 소비자 피해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식약처에 따르면 줄기세포를 표방하는 화장품 판매 사이트 1000여 곳이 적발됐다. 이들은 줄기세포를 함유하지 않았거나 ‘여드름 치료’ 등 의약품처럼 효능을 과장하고 강조하기도 했다.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자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있다며 허위 광고를 한 업체들도 있었다. 역시 식약처에 따르면 2018년 미세먼지 차단 세정효과를 광고한 53개 제품 가운데 10개는 효과 입증에 실패했고 17개 제품은 근거조차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식약처는 지난해 여성건강과 관련해 외음부 세정제를 판매한 온라인 사이트 700건을 적발한 바 있다. 소염 및 질염치료, 예방 등 의학적 효능이 있는 것처럼 표방하거나 의약품으로 오인하게끔 광고를 해서 문제가 된 경우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이번 토니모리의 사례는 단순한 소비자 기만이라고 볼 수 없다”며 “국민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어 방역 물품이 절실한 이 때, 마치 미끼처럼 의학적 효능이 없는 일반 화장품을 손 소독제로 오인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 채 마스크에 나란히 묶어 판매한 것은 보다 중대하게 다뤄져야 할 문제”라고 강조하면서 마스크뿐만 아니라 손소독제 관련해서도 정부 당국이 유통 및 판매 실태를 철저하게 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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