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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법원이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에 “운전기사를 동반한 렌터카 서비스가 맞다”는 결론을 내리고 무죄를 선고했다.

2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박상구 부장판사는 전날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웅 쏘카 대표 등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쏘카의 자회사 VCNC는 지난 2018년 10월부터 스마트폰 앱을 통해 11인승 승합차를 호출해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는 타다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택시업계는 타다가 불법 콜택시에 해당한다며 고발했고, 검찰은 이 대표 등을 기소하고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타다 서비스가 운전자를 동반하는 렌터카가 아닌 택시 영업에 해당한다며 면허 없이 불법으로 운송 사업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렌터카가 아니기 때문에 운전자 알선 조항도 적용되지 않는다고 봤다. 반면 타다는 그간 렌터카 서비스를 운영하며 예외 조항에 따라 적법하게 운전자를 알선했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이에 대해 법원은 “초단기 승합차 임대차 계약이 성립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타다 모바일 플랫폼에서 전자적으로 이뤄진 쏘카와 타다 이용자의 거래 행태는 계약자유의 원칙상 유효할 뿐만 아니라 타다 승합차 임대차계약 성립 자체를 부정할 수 없다”며 “법률효과가 부여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운전자를 알선했기 때문에 사실상 택시에 해당한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서도 “자동차대여사업자의 유상 여객 운송에 타다 서비스와 같이 운전자 알선이 허용되는 범위의 승합차 임대차까지 포함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넘어서 형벌법규를 지나치게 확장 또는 유추해석해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또 “서비스 출시 전 로펌 등에 적법성 검토를 거쳤고, 국토교통부 서비스과 담당 공무원과 협의 과정에서 위법성에 대한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 대표 등의 위법성 인식에 대해서도 무죄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향후 판결문을 검토해 항소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타다의 무죄 소식에 각계에선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우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타다와 같은 신사업이 갈등 없이 시도·착근되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 이해 관계층과의 상생 해법에 대한 강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타다에 대한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중소벤처기업부 박영선 장관도 19일 “법과 제도가 기술의 발달이나 시대 변화를 쫒아가지 못하는 비판이 늘 있었다”며 “오늘 판결은 그런 비판을 좀 보완하는 그런 판결”이라고 말했다. 당초 박 장관은 검찰의 타다 기소에 대해서도 “법이 앞서가는 사회 제도를 쫓아가지 못하는 상황이고, 검찰이 너무 전통적 생각에 머문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벤처기업협회도 논평을 통해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협회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교착상태에 있던 모빌리티 등 신산업이 혁신에 대한 도전을 계속해 기존 산업과 상생하면서 국가경제의 경쟁력을 높이길 바란다”며 “국민들에게 보다 나은 교통편익을 제공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은 19일 입장문을 내고 “타다 무죄 판결은 여객운수산업의 질서를 고려하지 않은 편협한 판단이고, 택시업계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판결과정에서 드러난 내용을 볼 때, 정부는 그동안 타다 측과 긴밀하게 접촉해온 사실이 있었다"며 "과연 정부와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정부는 즉시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합은 또 “서울개인택시 5만 조합원은 법원 판단과 상관없이 ‘타다는 택시’라는 입장에 어떤 변화도 없으며, 더욱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택시업계는 20일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업계 4개 단체가 모여 오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연다고 밝혔다.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 의결을 촉구하는 투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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