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카카오의 금융 계열사 카카오페이가 증권업 진출을 선언한 지 1년 4개월 만에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하고 6일 ‘카카오페이증권’을 출범시켰다.

카카오페이는 이날 바로투자증권 계열사 편입을 완료했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전날 금융위원회로부터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승인받고 카카오페이증권의 지분 60%를 보유한 대주주가 됐다.

카카오페이증권은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된다. 전체 경영 총괄 및 신설된 리테일 사업 부문은 새로 선임된 김대홍 대표가, 기업금융 사업 부문은 기존 윤기정 대표가 맡는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페이증권은 양사간 시너지를 통해 플랫폼 기반의 새로운 투자 문화를 만든다는 비전을 그리고 있다. 카카오페이 플랫폼의 편의성, 연결성, 기술력을 기반으로 금융 서비스 경험이 부족하거나 자산 규모가 적은 사용자들도 소액으로 다양한 금융 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소수의 자산가, 금융 전문가 등에 편중돼 있던 자산관리 서비스를 누구나 경험할 수 있도록 ‘투자·자산관리 대중화’를 이끈다는 포부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페이머니를 증권 계좌로 업그레이드 해 사용자 혜택을 높이고 조만간 ‘카카오페이 투자’ 서비스에 펀드 상품을 오픈하는 등 카카오페이증권을 통해 투자 상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서비스로 축적된 카카오페이의 빅데이터·AI 기술 기반으로 투자 경험이 부족한 사용자들도 보다 쉽게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투자 솔루션, 자문형 자산배분 서비스 등 사용자 중심의 투자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 더해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비대면 기반의 혁신적 자산관리 서비스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카카오페이 류영준 대표는 “국내 금융 산업과 사용자들의 금융 생활에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일으킬 수 있도록 카카오페이증권과 함께 더욱 과감하게 도전할 것”이라며 “누구든지 정보나 자산 규모의 차별 없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자산을 관리할 수 있도록 카카오페이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투자 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또 카카오페이증권 김대홍 대표는 “카카오페이증권은 기존 금융의 문법을 깨고 일상에서 누구나 쉽고 편안하게 누릴 수 있는 투자 서비스를 통해 생활 금융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5일 정례회의를 열고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 대주주 변경승인 신청을 승인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2018년 10월 바로투자증권 지분 60%(204만주)를 인수하겠다고 결정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4월 8일 금융위에 바로투자증권의 대주주 변경승인을 신청했다.

그러나 최대 주주인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형사소송을 진행하게 되면서 금융위 심사도 중단됐었다. 당시 금융위는 법원의 최종판결 시점까지 심사업무를 중단하고 확정된 판결 내용에 따라 법 위반의 경미성을 판단해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었다.

금융위 심사는 지난해 5월 1심과 11월 2심에서 김 의장이 무죄 판결을 받은데 따라 재개됐다. 지난달 22일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심사에서도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나왔다.

이에 따라 금융위도 “지배구조법령상 승인요건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심사결과를 바탕으로 카카오페이가 재무건전성, 부채비율, 대주주의 사회적 신용 등 법령상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고 판단했다”며 김의장의 형사소송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의결내용과 법원의 1심 및 2심 판결 내용을 볼 때 심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봤다.

금융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재무건전성 요건(금융산업구조개선법상 적기시정조치 기준을 상회할 것) ▲부채비율(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등의 경우 부채비율이 100분의 200 이하일 것) ▲사회적 신용 요건(최근 5년간 금융관련법령, 공정거래법, 조세범 처벌법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에 상당하는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을 것 등)을 모두 충족했다.

금융위는 “앞으로는 금융회사의 신속한 사업재편 등을 통한 경쟁력 제고를 지원하기 위해 법원의 판결 등 중요한 상황변화가 있을 경우 심사중단 또는 심사재개 필요 여부를 사안에 따라 수시로 검토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가 증권업 진출에 성공하면서 업계 영향이 주목된다. 현재 간편송금 어플리케이션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해 5월 금융당국에 증권사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신청한 상태다. 계좌 개설부터 거래까지 모든 투자중개업무를 모바일을 통한 비대면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더해 지난해 12월 제 3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받고 본인가를 준비하고 있다.

노무라 홀딩스와 합작법인 형태로 라인증권을 설립한 바 있는 네이버가 일본, 대만 등에서 증권업에 본격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같은 핀테크 업체들의 시장 진출에 기존 증권업계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가 증권업에 진출할 경우 관심도나 지명도에서 우위를 점하게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며 "최근 자산관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어가고 있지만 기존 업계는 '고액 자산가를 위한 복잡한 업무'라는 이미지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카카오는 이같은 이미지에서 탈피해 소액자산가 다수를 끌어 들일 것으로 분석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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