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이커머스 쿠팡이 박대준 정책담당 부사장을 신사업담당 대표로 선임했다. 경영관리총괄 수석 부사장 자리는 밀리콤 부사장 출신 HL 로저스(HL Rogers)에게 맡겼다. 앞으로 쿠팡은 김범석(기획 부문)·고명주(인사 부문)·박대준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쿠팡은 9일 이 같은 내용의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 “다양한 신사업 분야 의사 결정을 간결하고 빠르게 진행하는 한편 인사 제도와 윤리 경영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고객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익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박 신임 대표는 LG전자와 네이버를 거쳐 쿠팡 정책당당 부사장으로 일했다. 박 대표는 “쿠팡은 고객의 삶을 더 낫게 만들 수 있는 새로운 분야를 찾아 개선하려고 노력한다”며 “지난 8년간 급성장한 쿠팡에서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객 경험을 더 견고히 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로저스 신임 수석 부사장은 미국 브리검 영 대학교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법무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제 로펌 시들리 오스틴에서 파트너로 일하다가 통신 기업 밀리콤으로 자리를 옮겼다. 로저스 부사장은 “쿠팡은 놀라운 속도와 편리함으로 전 세계 쇼핑 혁명을 주도하고 있다. 고객 삶을 백 배 더 낫게 만드는 데 필요한 최고의 팀을 꾸려 나가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10일 업계에서는 “쿠팡이 내년을 목표로 ‘나스닥 상장’ 준비에 나선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쿠팡은 지난 2010년 출범 이후 줄곧 상장 의사를 밝혀 왔다. 다만 최근 업계 일각에서 상장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쿠팡의 누적 적자 때문이다.

쿠팡은 2011년부터 2018년까지 4조120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해왔다. 다만 지난2018년 약 1조1000억원의 적자를 낸 데다 2019년에도 이와 비슷한 규모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측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9월 금융감독원은 쿠팡의 자기자본 비율이 전자금융업자의 자기자본 기준인 20%에 미달된다고 판단, 유상증자 등 경영개선 계획을 마련해 주기적으로 보고하라고 통보하기도 했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21조9970억원, 올해 예상 거래액은 150조원이다. 일각에서는 앞으로 2년 안에 온라인 쇼핑 거래액 규모가 200조원을 넘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문제는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이 이베이코리아(점유율 11%), 11번가(5%), 위메프(4%), 티몬(4%) 등 e커머스 업체들과 롯데, 신세계 등 유통기업, 네이버와 카카오 등 IT 기업들로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는 데 있다.

이 가운데 쿠팡의 시장점유율은 9%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마존이 온라인 쇼핑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이나 시장 점유율이 58%에 육박하는 알리바바가 버티는 중국과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은 어느 한 곳이 독식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쿠팡이 투자하고 있는 금액이 상당한 만큼 상장 준비를 한다면 현재보다 점유율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업계 관계자는 그러면서 “쿠팡이 지속적인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투자자들로부터의 신규 투자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투자자 유치를 위한 상장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라고 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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