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크리스에프앤씨 코스닥시장 신규상장기념식에 참석한 우진석 크리스에프앤씨 대표이사(왼쪽에서 세번째)의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핑(Ping)·팬텀(Fantom)·파리게이츠(Pearly Gates)·마스터바니 에디션(Master Bunny Edition) 등의 브랜드 골프 의류를 제조·판매하는 ㈜크리스에프앤씨가 수급사업자들에게 자사 골프 의류를 백화점 등에서 구입하도록 요구한 사실이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조성욱, 이하 공정위)는 크리스에프앤씨의 강매 행위 및 계약서면을 발급하지 않은 채 골프 의류 제조를 위탁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억50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크리스에프앤씨는 2014년 12월부터 2017년 3월까지 6차례에 걸쳐 50개 수급사업자들에게 자신이 판매하는 ‘파리게이츠’와 ‘마스터바니 에디션’ 브랜드 골프 의류를 특정 백화점 또는 직영 매장에서 구입하도록 요구했다.

재계약이 임박하거나 매출이 부진한 매장의 매출 증대를 위하여 거래 중인 수급사업자들에게 골프 의류 구입 일자와 매장 및 금액(1회당 50~200만원 수준) 등을 정해서 통보했고 수급사업자들이 요구한대로 구입했는지 그 결과도 보고하도록 했다.

그 결과 50개 수급사업자들은 크리스에프앤씨의 요구에 따라 총 1억2425만4280원에 해당하는 골프 의류를 구입했다.

이러한 행위는 크리스에프앤씨의 요구를 거절할 경우 향후 위탁 거래가 중지 또는 축소되는 불이익을 당할 것을 우려한 수급사업자들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자신을 위하여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도록 요구한 행위로 하도급법 제12조의2에서 금지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뿐만 아니라 2014년 11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59개 수급 사업자들에게 의류 봉제 및 원·부자재(프린트, 자수 등)의 제조를 위탁하면서 계약 당사자가 서명 또는 기명날인하지 않은 계약서면을 발급하거나 목적물 검사 방법 등 법정 기재사항을 누락한 계약서면을 발급했다.

이는 수급사업자가 수탁 작업에 착수하기 전에 위탁한 목적물의 내용 및 하도급 대금 등 법정 사항을 기재하고 양 당사자가 서명 또는 기명날인한 계약서면을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발급하도록 한 하도급법 제3조를 위반한 행위에 해당한다.

크리스에프앤씨 측 “지난해 사과 및 보상 완료”

적발 사실과 관련해 사측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해당 수급업자들에게 사과 및 구입 금액 전체에 대한 보상을 완료했다”면서 “계약서면 문제와 관련해서도 법정 표준계약서에 기반해 수정 및 보완했으며 모든 거래 협력사를 회사 전산에 자동 입력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불공정 거래 행위 근절 개선과 공정한 거래 시스템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사과 및 보상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과 시기에 대해서는 알리지 않았다.

공정위는 “골프의류시장에서 지명도가 상당한 사업자가 자신의 경제적 지위를 이용하여 자신과 거래하는 수급사업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경제적 이익 제공을 요구한 행위 등을 제재한 것으로서 향후 유사 사례 발생 방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크리스에프앤씨의 2018년 기준 매출액은 2555억원이며 KB 증권에 따르면 2017년 국내 골프 의류 시장 규모는 약 3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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