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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농협동칼럼 27]아기와 산모 모두에게 좋은 모유 수유
권갑하 도농협동연수원장 | 승인 2019.12.31 10:17

[여성소비자신문]최근 자주 뵙는 분 중에 ‘모유수유 운동’을 펼치는 분이 계신다. 바로 방송통신위원회 선정 공익채널인 ‘육아방송’ 조애진 이사장님이시다. 평소 온화한 인품에 너무나 자상하셔서 뵐 때마다 친 어머님을 뵙는 것 같은 정을 느끼게 되는 분이다. 더구나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몇 생이나 닦아야 물이 되며 몇 겁이나 전화해야 금강의 물이 되나”로 시작하는 사설시조 ‘구룡폭포’를 쓰신 조운 시인이 작은 할아버지 되신다고 하니 시조를 쓰는 시인인 나로서는 더욱 가깝게 느껴지는 분이시다.

그런데 그보다도 더 조 이사장님이 존경스러운 것은 “평생의 면역력이 생후 한 살에 결정된다!”는 슬로건으로 ‘모유수유운동’을 펼치시고 계신다는 점에서다. 솔직히 나는 그동안 모유수유운동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었는데, 얼마 전 이사장님께서 대표를 맡고 계시는 ‘한국모유수유넷’에서 주관하는 세계모유수유주간 행사에 참석했다가 모유수유운동을 접하게 되었다. 알고 보니 이사장님은 이미 20년 넘게 이 운동을 해오시고 계셨는데, 육아방송에서는 ‘모유의 신비’란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방송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셨다.

“모유를 먹이면 면역력이 강한 아이로 자라서 정서적으로 안정감이 강한 성인으로 자란다. 엄마의 경우 모유를 먹임으로 해서 유방암과 난소암의 발병률이 획기적으로 떨어지고 산후 신체 정상화가 빨라진다”며 이사장님께서는 모유수유 안에 숨겨진 놀라운 비밀을 말씀해주셨다.

“1970년에 100만명에 이르던 출생아가 최근 30만명대로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태어난 아기에게 우리가 해줄 수 있는 최고로 안전하고 최상의 영양을 가진 모유를 먹이자는 운동은 너무나 절실한 일”이라며 “덴마크의 경우는 모유수유가 출산엄마의 99%에 달한다. 우리는 그들의 사회적 지원 시스템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실 때는 내 가슴이 뜨거워졌다.

‘모유의 신비’ 프로그램을 기획, 제작한 김오중 육아방송 본부장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초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초유와 성숙유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초유에는 또 다른 면역물질이 함유되어 있으며 초유의 단백질 성분은 아기가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고 뇌와 중추신경세포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타우린은 모유 중에서도 초유에 더 많이 함유되어 있다고 했다.

그러므로 분만 직후 아기와 격리되는 상황이 있더라도 초유 수유는 반드시 해야 한다는 강조였다. 또한 취재진이 미숙아와 정상 분만아의 모유를 비교 분석한 결과 미숙아의 모유가 정상 분만아의 모유에 비해 영양성분과 면역성분이 더 많이 함유되어 있음도 알게 됐다고 한다. 어쩌면 이는 너무나 자연스런 자연의 섭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모유수유가 이렇게 중요한 것이구나!’ 내 스스로 감동과 무관심에 대한 반성이 일었다. 그러니까 모유수유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유수유가 아기에게 좋은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 산모 건강에도 중요하다고 한다.

미국의사협회지에 따르면, 모유수유 산모는 대사문제를 해결해 당뇨병과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 위험을 크게 낮춘다고 했다. ‘마더리스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캐나다 토론토 대학 소아병원에서는 모우수유의 장점으로 101가지를 들고 있다. 모유 수유가 이런 이점을 갖고 있지만 생후 6개월 정도가 지나면 미음 등으로 이유식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모유에는 철분 함유량이 거의 없어 신생아에게 철 결핍성 빈혈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유수유는 개인의 의지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가족과 직장 등 사회적 환경이 뒷받침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여성들의 사회 진출은 매우 활발하지만 모유수유 등 산모를 지원하는 사회적 시스템은 빈약한 실정이다. 결혼과 출산, 육아에 많은 부담을 갖고 있는 사회문화적 인식과 환경으로 모유 수유 또한 쉽지가 않은 것 같다.

스웨덴,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에서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산모의 99%가 모유수유를 시도한다. 이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은 정부가 책임지고 모유수유를 지원하기 때문이다. 부부가 출산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고 국가에서 육아수당을 받기 때문에 양육비 부담도 크지 않다. 이러한 환경으로 이들 나라 부모들은 모유를 먹이는 일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우리나라도 출산과 모유수유, 육아에 국가가 적극적인 뒷받침을 해야 한다.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젊은이들의 인식과 문화를 생각해서라도 파격적인 지원책이 요구된다. 일부 젊은 부부들은 출산과 육아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유럽처럼 ‘위기상담 핫라인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해 24시간 상담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이런 문제를 이제는 개인에 맡겨서는 안 된다. 국가와 지방정부가 나서야 한다. 

권갑하 도농협동연수원장  sitop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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