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남도훈기자] 재벌일가들의 편법재산증식의 수단으로 이용됐던 건설업체들이 불황에 밀려 이자만 늘어나는 신세가 됐다.

최근 건설개발 관련 특수목적법인인 화성봉담피에프브이(PFV)는 청산과정을 밟고 있다. CJ계열인 이 회사는 재현 회장과 그 일가가 각각 42.5%,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CJ(82.5%)와 C&I 레저산업(17.5%)가 각각 지배하고 있다.

화성봉담피에프브이는 2008년 CJ제일제당이 보유한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땅을 매입해 아파트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총수일가가 한 다리 건너 소유하고 있는 회사가 설립되자마자 그룹 계열사인 CJ건설을 제치고 일감을 따낸 탓에 일각에선 ‘총수 일가의 사적 이익을 챙기기 위해 설립된 회사’란 비판이 제기됐다. 화성봉담피에프브이는 프로젝트목적회사인 탓에 대주주에게 배당하면서 법인세를 대폭 감면받았다.

화성봉담피에프브이는 CJ제일제당으로부터 받는 임대료로 매출 100%를 올리면서 아파트 건립을 추진했지만 시공업체가 사업을 포기하면서 다른 일감이 없게 되자 청산의 위기가 도래했다. 화성봉담피에프브이가 청산과정에 들어가면서 627억원에 산 부지를 CJ건설에 618억원에 팔고 자본금 300억원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하게 됐다.

CJ 측은 “취득세와 등록세 감면 등 혜택을 위해 특수목적법인 화성봉담피에프브이를 설립했다”며 “그러나 부동산 경기 악화로 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차입금에 대한 부채부담만 늘어나면서 결국 청산을 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과 두 딸 정연·경림씨 등이 지분 63%를 소유하고 있던 STX건설도 상황은 안 좋다.

STX건설은 2005년 설립 이래 STX중공업, STX조선해양 등 그룹 내 주력계열사로부터 일감을 몰아받으면서 고속도로 성장했다. 2011년의 경우 매출 3315억원 중 내부거래로 올린 매출이 1411억원(42.6%)에 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STX건설은 같은 해 27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엔 적자 상황이 더욱 심각해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남도훈 기자  hundo@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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