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국내 1위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이 국내 LCC업계 5위권인 이스타항공의 경영권 인수에 나섰다. 업계에선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공동 경영 체제가 시작되면 양측의 시너지가 클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경영권 인수를 위해 이스타항공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관련 절차에 돌입했다고 1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이달 31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계획이다. 인수주식수는 이스타항공 보통주 497만1000주이며 지분비율은 51.17%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 추진에 대해 “항공사 간 결합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양사의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점유율 확대 및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스타항공은 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큰 결단의 차원에서 제안을 수용하고 현재 협상 중이라고 전했다. 제주항공은 이에 따라 이달 26일부터 1월9일까지 실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매각은 제주항공이 이스타홀딩스에 먼저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07년 설립된 이스타항공은 올해 들어 심각한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2016년 해외여행 증가세에 힘입어 2018년까지 흑자를 기록했지만 보잉 737 맥스 8 기종의 운항 중단, 일본 노선 타격 등 문제가 겹치며 실적악화가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737 맥스 8 기종으로 소비되는 고정비용이 높은 가운데 일본 노선 감소가 부담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해당 기종은 리스 비용을 포함해 대당 월 7억~8억의 고정비가 나가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같은 상황에 ‘일본 불매 운동’으로 인한 타격이 컸다.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국적 LCC들의 올해 10월 일본 노선 여객은 1년 전보다 약 53% 감소했다.

앞서 지난 9월 이스타항공이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선포한 이후 그간 업계 안팎에서 이스타홀딩스가 이스타항공 지분 매각을 시도했다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업계는 최근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시작으로 LCC 업계에서도 지각변동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항공업계의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대형 항공사들도 실적을 보전하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 LCC들은 더욱 경영이 녹록치 않을 것”이라며 “구조조정 및 M&A 등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로 항공업계는 앞으로 항공사들이 점차 대형화되고, 통한 구조 개편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산업 구조개편에 대한 준비 체제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