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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농협동칼럼 26] 획기적인 출산지원정책이 필요하다
권갑하 도농협동연수원장/시인 | 승인 2019.12.14 17:28

[여성소비자신문] 통계청의 ‘2018출생통계’에 따르면 2018년 국내 합계출산율은 0.98명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급기야 1명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OECD 회원국의 평균이 1.68명인데 많이 못 미친다. 저출산 국가로 꼽히는 일본도 1.42명으로 우리보다 높다. 그런데 앞으로 더 떨어질 전망이라니 암담하기만 하다.

출산율이 이처럼 심각한 상황이지만 체감되는 정부의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 정부가 이 정도의 대책을 내놓았으니 이제는 안심하고 결혼도 하고 출산을 해도 되겠구나 하는 안심 심리가 형성되고 않고 있는 것이다. 정책 담당자들은 도대체 뭘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정부가 출산과 관련해 돈을 쓰지 않는 것은 아니다.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 붙고 있는 결과가 이렇다니 더욱 화가 난다. 2017년 편성한 저출산 예산이 무려 24조원이다.

2006년 2조였던 것이 2017년에 이렇게 증가한 것이다. 일년치 국방예산 43조원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단순 환산하면 출생아 한명 당 6800만원이 쓰인 셈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신생아에게 5천만원씩 주는 것이 더 실효성 높은 정책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그렇다면 정부는 이 어마어마한 돈을 도대체 어디에 쓰고 있는 것일까. 그동안 저출산 예산으로 분류된 항목들을 살펴보면 저출산과 접점을 찾기 어려운 예산이 상당수다. ‘학교의 문화예술교육 활성화사업’, ‘청소년 성범죄 예방 활동 강화’, ‘중소기업 매력도 제고’ 등과 같은 예산이 여기에 포함되었다니 말문이 막힌다. 예산을 따내기 위해 저출산 항목으로 편성한 것이다.

보육 예산으로 편성된 것도 인건비, 운영비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해 저출산 문제 해결과는 연결고리가 약하다. 출산에 직접 영향을 주는 파격적인 정책을 펼쳐도 젊은이들이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할지 모르는 것이 오늘의 우리 현실인데 변죽도 울리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도 효과가 없다. 예고된 재앙이요, 인재다. 20~30대 여성이 출산을 미루는 이유로 일자리와 교육 등 경제적 요인이 크다고 한다. 이런 경제적인 문제와 함께 부모들이 아기를 봐주는 문제 같은 걱정거리 하나라도 제대로 해결해주면 출산할 것이라는데, 현실은 이에 못 미친다.

그러니 출산율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는가. 감사원은 이런 문제를 감사하지 않고 뭘 하는지 모르겠다. 서울 역세권 자투리땅에 아파트를 지을 게 아니라 이런 곳에 공립 유아원과 유치원을 세우고 부모 세대들을 아기 돌보미로 공식 채용하는 정책만 도입해도 걱정 하나는 덜 수 있을 텐데 말이다.

박문영 선생의 출산율 제고 방안에는 도입 가능한 제도가 적지 않다. 첫째, 돈이 없어 결혼을 늦추는 부부를 위해 결혼하면 바로 입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을 1순위로 10년간 제공한다. 둘째, 부모의 유급 육아휴직제를 의무화하고 출산 관련 비용 일체를 국가가 부담한다. 셋째, 공사립 탁아시설과 유치원을 확대하고 국가가 운영비를 부담한다. 넷째, 남자 군복무기간에 맞게 여성도 영유아시설에서 복무하게 하는 제도를 도입한다. 다섯째, 자녀를 둔 가정에는 우선적으로 다양한 복지혜택을 확대하는 제도 도입 등이다.

그렇다면, 선진국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적극적이고 현실적인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스웨덴은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며 80% 유급으로 480일의 육아휴직을 남녀 모두 사용할 수 있게 한다. 프랑스는 임신, 출산, 육아 등의 모든 과정에 현금수당을 지급한다. 영국은 부모 소득 규모와 상관없이 16세 미만의 아동에게 수당을 지급한다. 이들 국가들의 공통점은 정부가 가족 정책에 적극 투자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보인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도 획기적인 출산지원 정책을 펼쳐야 한다. 저출산 예산의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다. 위에서 제시한 내용 외에도 도입 가능한 출산 장려 정책은 많을 것이다. 포퓰리즘 방식이 아니라 실효성 있고 가시적인 정책을 도입해 투명하게 시행해야 한다.

지난 10일 총 512조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저출산 관련 예산이 각 부처별로 흩어져 있어 어느 정도 규모인지 아직 집계되고 있지 않지만 과거와는 다른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우리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 그것이 우리 민족의 미래를 밝히는 일이다.  

권갑하 도농협동연수원장/시인  sitop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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