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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금공(주택금융공사)'이 '죽음공'이 되지 않으려면
박나영 금융소비자연맹 소비라이프연구소 박사 | 승인 2019.12.10 17:01

[여성소비자신문]지난 9월 안심전환대출 신청 결과 63만5000명(대출액 74조원)이 몰렸다.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연 1.85~2.2% 고정금리 상품으로 바꿔주는 대출이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이 가운데 총 공급 한도 20조원을 적용해 1차 심사 대상자 27만명을 추렸다.
안심전환대출은 신청 상한선이 집값 9억원이었던 터라 ‘서민형이 맞느냐’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집값이 낮은 순서로 대출 대상이 결정되고, 원리금 동시 상환에 대한 부담으로 자진 포기하거나 소득 요건 등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경우 탈락하여 안심전환대출 수혜자의 집값 상한이 2억6000만원 선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중요한 것은 상한선이 9억원이냐 2억6000만원이냐가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집 있는 사람들의 대출금리를 내려준다는 데 있다. 게다가 언론에서는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63만5000여명 중 58%인 36만7000여명을 걱정하면서 신청 대출액 규모로 보면 74조원 중 73%인 54조원을 어떻게 구제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말로 이들이 더 저렴한 대출을 받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일인가? 정부가 돈을 들여 집 있는 사람들의 대출금리는 낮게 해주는 근거는 어디에 있는가?

안심전환대출로 평균 대환 신청액 7500만원과 1%포인트 금리 인하를 가정했을 때, 27만명이 20년간 1인당 연 75만원(모두 2000억원)의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로 은행권 고정금리 대출비중이 약 3.2%포인트 증가해 올해 고정금리 목표치 48%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주택금융공사의 설립 목적은 주택금융 등의 장기적·안정적 공급을 촉진하여 국민의 복지증진과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고 세부적으로 무주택자가 금리변동 위험없이 안정적인 대출금 상환이 가능한 10년 이상 장기고정금리 원리금 분할상환 방식의 모기지론인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 공급하는 데 목적이 있다. 따라서 주택금융공사는 집이 없는 서민들이 주택을 구입시 도움을 주는 데 그 존재의 목적이 있다.

현재 주택을 구입한 사람들의 모기지론을 보금자리론으로 변동하는 것은 주택금융공사 부수적인 업무로 볼 수 있다. 특히 은행의 우량한(금리가 높은) 모기지론 가입자를 정부의 보금자리론으로 바꾸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한 은행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그 구조는 다음과 같다. 이번 안심전환대출의 재원인 20조원은 우선은 주택금융공사에서 나가지만 유동화증권(MBS) 발행하여 충당한다. 이 유동화증권(MBS)을 발행하기 위해 은행으로부터 바꾸어 주는 그 모지지론에 대한 주택저당채권을 양도받는 형식을 취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유동화증권(MBS)는 100% 은행들이 인수한다. 간단히 말해, 은행은 고금리 채권을 주고 수익이 낮은 유동화증권(MBS)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주택금융공사도 이번 안심전환대출로 인하여 마비가 되었다. 주금공은 정규직이 682명인데, 현재 심사 전담반으로 421명이 투입되었고, 인턴·아르바이트 등 '심사 보조역' 245명도 채용해 총 666명이 안심전환대출을 처리하였다.

지난 10월에는 전직원 600명을 모두 투입하더라도 20만건을 11월 말까지 해결하기 위해선 한달 여가 남은 시점에 1인당 300건이 넘게 심사를 완료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급기야 우리은행 직원 100여 명이 심사 지원을 나가기 시작했고 11월 말에는 KB국민은행이 총 165명,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이 각각 50여명을 지원하였다.

이러한 상황이니 직원을 상대로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처리 건수를 강제 할당하고 기한 내 마무리하도록 압박하는 등 과도한 업무로 ‘죽음공’이라는 오명을 얻은 것이다.

안심전환대출로 27만명 총 2000억원의 이자부담이 내려가지만 이 돈은 모두 은행의 손해가 된다. 은행이 이렇게 손해를 보면서도 금융위원회가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표면적으로는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고정금리로 바꾸는 데 있지만 일부집단에만 혜택이 돌아가는 선심성 정책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지난 3~4년간 변동금리 대출의 금리는 하락하였다. 금리가 올라가면 서민들의 주거가 불안해 질까봐 3~4년간 고정금리 모기지론 활성화 정책을 고수했던 정부정책과 다르게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계속 대출 금리가 내려갔고 그렇게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금리하락의 수혜를 받았고 지금 안심전환대출의 대상자가 되어 사상최저의 고정금리 대출을 받게 되었다.

금융위원회는 안심전환대출에 불만을 가지는 금융소비자들이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선 첫째, 집이 없어 대출이 없는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 자체가 없다.
둘째, 대출이 있지만 고정금리 보금자리론을 가지고 있어서 금리를 낮출 수 없는 사람들이다. ‘아... 나도 금리 낮추고 싶다’는 헛된 기대를 가지게 하였다.

셋째, 주택가격이 2억6000만원 이상이어서 신청했다가 탈락한 사람들이다. 너무나 아깝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넷째, 주택가격 9억원 이상으로 아예 신청 조차 못한 사람들이다. ‘나도 집 한채 가진 하우스 푸어인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27만명에게 혜택을 주었지만 그보다 몇 배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는 박탈감을 느끼게 하는 정책을 은행이 손해를 감수하면서 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주택금융공사는 이번 안심전환대출로 인한 업무 마비를 재발을 막기 위해 대출심사 관행을 개선키로 했다. 9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의 심사환경 개선과 조합원의 권리 및 심신의 안정을 보장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그러나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이 주택금융공사의 본연의 업무가 아니라는 것을 고려하면 또 하나 바람직한 해결방안이 있다. 금융위원회는 주택금융공사의 본래의 목적에 맞도록 무주택자가 금리변동 위험없이 안정적인 대출금 상환이 가능한 10년 이상 장기고정금리 원리금 분할상환 방식의 모기지론인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 공급하는 것을 늘이도록 도와주는 것이 나은 정책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이제는 주택금융공사가 ‘죽음공’으로 불리지 않고 본래의 업무를 더욱 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박나영 금융소비자연맹 소비라이프연구소 박사  kicf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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