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홍원호기자] 공정위가 실적배당형 보험상품인 변액보험 수수료율 담합과 관련, 삼성생명을 포함 국내 상위 9개 생명보험사들에 200억원 상당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삼성생명 73억9200만원, 한화생명(구 대한생명) 71억2200만원, 교보생명 40억9500만원, 메트라이프생명 8억7400만원, 신한생명 4억500만원, 알리안츠생명 1억3400만원, 푸르덴셜생명 4900만원, ING생명 6100만원, AIA생명 1000만원 등 총 201억4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 삼성, 대한, 교보, 신한, 메트라이프 등 담합을 주도한 5개사를 검찰에 고발할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이번 공정위 징계는 삼성생명의 과징금 낮추기 꼼수에 활용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업계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이번 변액보험 수수료율 담합에서 자신신고자 1위로 전액 과징금을 감면받았다. 담합 자진신고제(리니언시)에 따라 1위 신고자는 과징금의 100%, 2위 신고자는 과징금의 50%를 감면받는다.

그런데 삼성생명이 변액보험 수수료율 담합을 자진신고한 것은 지난 2010년 공정위가 조사한 사상최대의 보험사 담합건인 보험 예정이율과 공시이율 담합 건의 과징금을 낮추기 위해서 임이 드러났다.

과징금 규모만 보험업계 사상 최대인 3000억원대 사건이었던 예정이율 담합 건은 16개 보험사가 참여했고 삼성생명은 그 중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다. 삼성생명에 부과될 과징금은 1578억5500만원.

삼성생명은 1위로 자진신고해 과징금을 전액 감면받으려 했으나 교보생명이 먼저 선수를 쳐서 2위에 머무를 수 밖에 없었다. 그러자 삼성생명은 예정이율 담합 외 다른 담합 사건을 자진신고해 추가감경을 받으려 했다. 담합조사과정에서 다른 담합을 신고하면 조사 중인 사안에 20%를 감경할 수 있다.

삼성생명은 추가감경을 노리고 변액보험 수수료율 담합 건을 공정위에 제보했고 2011년 예정이율 담합 건에 대해서 원 과징금의 30%수준인 473억5600만원을 부과 받았다. 삼성생명은 나머지 30%에서 자진시정 시 20% 감경이 추가되야 한다고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만일 이 소송에서마저 승소하면 삼성생명이 부담해야 할 과징금은 원안의 10%로 줄어들게 된다.

그러면서도 삼성생명은 변액보험 수수료율 건에 대해선 1순위 제보자인 점을 인정받아 단 한 푼의 과징금도 받지 않았다.

삼성생명은 검찰고발도 피해갔다. 공정위는 변액보험 담합과 관련, 자진신고자는 고발이 면제되는 운영고시를 인용해 고발에서 제외시켰다. 그러나 운영고시엔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중대하여 경쟁질서를 현저히 저해한다고 인정하는 경우엔 고발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지만 공정위는 이를 적용하지 않았다.

이에 속이 터지는 것은 중소 보험사들이다. 대형보험사 비중이 큰 보험업계 특성상 중소 보험사들은 대형보험사의 담합에 따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담합을 주도한 대형보험사들은 리니언시를 최대한 이용, 처벌에서 빠져나가는 만큼 중소 보험사들만 제재를 받고 있는 것이다.

공정위는 운영고시 수정을 통해, 리니언시 적용을 받은 업체에 대해선 5년 내 리니언시 적용을 받지 못하도록 했지만, 담합은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지 않는 이상 밝혀내기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적발 자체의 수가 줄어들 우려를 받고 있다.

홍원호 기자  hongfire@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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