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구이람 시인이 계간지 ‘시와 시학’이 올해 새로 제정한 ‘우수작품상’의 첫 수상자로 선정됐다. ‘구이람’은 숙명여대 한국어문화연구소장과 박물관장 등을 역임한 구명숙 숙명여대 명예교수의 필명이다.

1999년 ‘시문학’을 통해 등단한 그는 시작에 대한 열의를 다잡기 위해 시와 시학에서 재등단을 하기도 했다. 그간 꾸준한 시작을 이어오던 그는 올 가을 7번째 시집 ‘뭉클’을 펴냈다.

시집의 제목 ‘뭉클’은 ‘독자들이 뭉클한 순간을 많이 누리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결정한 이름이다. 마음이 건조해지고 딱딱하고 갈라지기 쉬운 사막 같은 격투장 같은 세상에서 시와 시인의 역할이 무엇인지 자문자답한 끝에 지은 제목이다.

구 시인은 이번 상을 수상하며 “그의 시는 삶의 소박한 질료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연대상물을 정제된 언어와 균형잡힌 이미지들로 일구어 낸 바 있다”며 “절제의 언어관은 역설적으로 여백의 미학성과 서정 정신의 풍요로움을 담보하는 순기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는 평을 들었다.

시와 시학은 그간 시상해오던 ‘젊은 시인상’을 올 가을부터 우수작품상으로 개편했다. 내년 창간 30주년을 맞이하는 문예지로써 ‘젊다’는 말에 얽매이기보다 차별없이 폭넓게 시인들의 작품을 살피겠다는 의지다.

구 시인은 수상 소감을 통해 “오늘날 시대의 큰 변화와 급격한 가치관의 변화에 어리둥절할 때가 많다. 바로 이러한 때 시를 더 많이 읽고 써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본다”며 “진정한 시인인가를 종종 자문해 보면서도 게으름을 피웠다. 동안 시에 대한 사랑과 열망은 한결 같았지만 깊은 통찰이 부족했고, 치열하지 못한 정신에 부끄럽다. 미래 시, 우리 시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노력을 놓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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