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송혜란 기자] 미샤, 토니모리, 네이처리퍼블릭 등 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의 가격이 실제로는 그다지 저렴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여성소비자신문>이 미샤, 토니모리 등 저가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와 아이오페, 수려한 등 중가 백화점 브랜드의 용량과 가격을 조사한 결과 저가 브랜드의 일부제품이 오히려 중가 브랜드보다 더 비쌌다. 특히 용량 당 가격이 최고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여 충격을 주고 있다.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고가의 수입화장품보다는 ‘저렴한’ 가격을 마케팅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 저가 화장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저가 화장품은 정말 ‘저가’일까?

소비자 A씨는 “최근 여행 중 스킨이 다 떨어져 급한 마음에 저렴한 거라도 하나 사려고 가까운 로드숍에 들어갔다 깜짝 놀랐다”며 “몇 년 전만 해도 1만원 내 제품으로만 가득 채워져있던 매장에 1만원 이하 제품은 찾아볼 수도 없었을 뿐 아니라 1만원 후반에서 2만원대는 기본이고 높게는 3만원이 넘는 제품도 있었다”고 말했다.   

▲ 중ㆍ저가 화장품 브랜드 제품의 1ml 당 가격 분석표/송혜란 기자

용량 당 가격 따져봤더니…
미샤 제품이 아이오페보다 더 비싸

이에 <여성소비자신문>은 미샤, 토니모리, 네이처리퍼블릭 등 저가 화장품 브랜드의 용량과 가격을 조사해봤다. 조사 결과, 저가 화장품의 가격은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중가 브랜드 가격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비쌌다. 대표적으로 미샤의 ‘타임 레볼루션 나이트 리페어 턴 오버 컨트롤 부스터(130ml)’는 3만2000원으로 백화점 중가 브랜드 수려한의 ‘보윤 초보습 수액(2만1000원)’, 마몽드의 ‘뷰티풀 에이징 스킨 소프너(2만7000원)’보다 비쌌다. 또한 아이오페의 ‘화이트젠클리어링소프너(180ml, 4만원)’보다 가격은 더 저렴했지만 1ml당 가격을 비교해봤을 땐 미샤가 246.15원, 아이오페가 222.22원으로 용량 비 가격은 오히려 미샤가 더 비쌌다.

토니모리, 더페이스샵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토니모리 ‘인텐스케어 씨네이트 링클 토너’는 3만9000원, 더페이스샵 ‘명한미인도 천삼송이 수액’은 2만8000원으로 저렴하다고 말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특히 크림 제품도 미샤의 ‘미사 금설 기윤 아이크림’이 4만2000원, 토니모리 ‘타임리스 이지에프 파워 크림’이 5만5000원으로 백화점 중가 브랜드 크림 가격과 비슷했다. 심지어 네이처리퍼블릭 ‘스네이톡스 이엑스 워터리 크림’은 6만원을 호가했다.

이에 대해 한 저가 화장품 브랜드 관계자는 “일부 고가의 제품은 명동 등 관광상권 용 상품이거나 30~40대를 위한 안티에이징 제품”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라인별로 타겟층이 달라 가격차이가 나는 것일 뿐 대부분의 제품은 1~2만원 내 저가 상품으로 구성돼 있다”고 덧붙였다.

“할인 때 아니면 저가 화장품 안사는게 낫죠”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소비자 B씨는 “저가 브랜드들의 장점은 말 그대로 저가”라며 “그런데 요즘은 과거와 달리 저가 브랜드 매장에 가도 1만원 이하의 제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저가 브랜드들의 제품이 싸다는 것은 다 옛말”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소비자 C씨는 “최근 들어 저가 브랜드들이 제품 가격을 슬그머니 올린 뒤 할인행사를 진행해 마치 소비자에게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혜택을 제공하는 것처럼 얌체 마케팅을 펼치는 것 같다”며 “솔직히 라네즈, 앤프라니 등 중가 브랜드를 인터넷을 통해 세트로 구매하면 저가 브랜드 제품보다 훨씬 더 싸게 살 수 있다. 할인 때 아니면 저가 화장품은 안사는게 낫다”고 덧붙였다.

송혜란 기자  hrso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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