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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두산그룹이 면세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한화갤러리아에 뒤이어 두번째 사업중단이다.

㈜두산은 29일 면세점 특허권을 반납하고 서울 두산타워 시내면세점의 영업을 정지한다고 공시했다. 영업 정지 일자는 내년 4월 30일이다.

지난 2016년 5월 개점한 두타면세점은 2018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단일점 규모로 사업을 지속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에는 연매출 7000억원 수준으로 성장했지만 중국인 관광객 감소, 시내면세점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다시 수익성이 낮아지는 추세였다.

두산 측은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해 다시 적자가 예상되는 등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어 특허권을 반납하기로 했다”며 “특허권 반납 후 세관과 협의해 영업종료일을 결정하게 되며 그때까지는 정상 영업한다”고 밝혔다.

사업권 취득 당시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해 면세업에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두산은 애초 유통업계와는 거리가 멀었다.

업계에서는 두산의 면세사업 철수를 두고 “시간 문제였던 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지난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체계) 한파에 중국 당국의 금한령이 본격화되면서 중국 단체관광객 유커들의 발길이 뜸해졌고, 그 사이 보따리 상인인 따이궁 들은 롯데·신라·신세계를 주로 방문한 탓이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도 비슷한 이유로 면세 사업을 중단했다. 지난달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지난 2분기(4~6월) 면세점에서 손실을 많이 보면서 적자전환했다.

갤러리아가 사업권을 얻은 2015년 이후 시내면세점 수가 6개에서 13개로 3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한데다 중국측 제재로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상반기 백화점 영업이익은 137억9800만원으로 양호한 실적을 보였지만 면세점 영업손실이 200억8800만원으로 백화점 이익을 상회했다. 면세 사업 특허를 반납을 앞두고 사업장 시설 장치, 인테리어 설비 폐기 등으로 인한 유형자산손상차손 222억원이 영업 외 손익에 반영됐다.

면세점 영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갤러리아는 지난 3년간 1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내년 말까지 사업 기간이 남았음에도 지난 4월 면세점 영업 종료를 결정했다.

이 같은 상황에 정부는 면세점 특허권을 더 늘릴 예정이다. 정부는 내달 시내면세점 5곳(서울 3곳)에 대한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어서 시장 내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한화와 두산이 연달아 해당 사업을 중단한데다 롯데·신라·신세계 면세점은 시내 면세 사업을 확장할 이유가 없다”며 “결국 중견·중소 업체들이 도전장을 내게 될 가능성이 많지만 면세 사업은 중소·중견업체가 경쟁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은 구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내달 중순부터 대기업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에 3곳, 광주 1곳, 인천 1곳 등 전국 5곳에 신규 특허권을 내준다.

시장 강자인 롯데·신라·신세계는 이미 서울 시내에 2곳 이상 매장을 운영 중인 만큼 경쟁에 뛰어들지 않기로 했거나 부정적인 의견으로 검토중 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가운데 30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두산그룹이 운영하던 두타면세점 자리를 제안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강남에 문을 연 터라 두타 면세점 자리에 들어서게 될 경우 강북에도 거점이 생기게 된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두산 측에서 제안을 받아 두타면세점 입지를 사업지로 신규 사업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고용 및 브랜드 승계 등 폭넓은 관점에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현대백화점면세점 입장에선 두타면세점 영업장은 층고가 낮고 비좁아 면세점을 운영하기에 적합하지 않을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간 환경적 이유로 해외 명품 브랜드가 매장을 꾸미기 어렵다며 입점을 고사해 왔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면세 쇼핑 수요가 있는 지역인지에 대해서도 살펴야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돌아오더라도 면세 쇼핑은 명동이나 장충동에서 하고, 동대문은 주로 먹거리나 의류 쇼핑을 하는 경향이 있어 두타의 입지가 탁월하다고 볼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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