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진용준 기자]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차별해소를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현대제철 비정규직 직원들에 대한 차별과 불공정을 시급히 고칠 것을 권고했지만, 사측은 수개월 동안 개선할 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등법원이 순천공장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불법파견이기에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판결했지만, 현대제철은 불복하고 최근 상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제철의 비정규직 직원은 인천과 포항, 순천, 당진 공장 등 총 1만여명이다.

오는 28일까지 노사간 협상결렬시, 29일 비노조원을 제외한 순천·당진 노조원 4000여명은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또한 2차, 3차 파업 진행 가능성도 밝혔다.

15일 전국금속노동조합 충남과 광주전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는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노조는 국가인권회의 차별금지 권고와 법원의 불법파견 결정에도 상고 등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는 현대제철을 비난하면서, 오는 28일까지 현대제철이 비정규직 직원의 임금과 복지수준을 정규직과 대비해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의 로드맵을 노조 측에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국가인권위 결정이 있었지만, 1만여명의 급작스러운 정규직화는 사측에도 무리가 있을 것을 인정하면서, 향후 3년내 단계적으로 정규직 수준의 근로조건을 개선해 주기를 요구하고 있다.

세부적인 내용은 이날 지회 차원에서 노조원들의 의견들을 수렴해 현대제철에 요구조건을 전달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1월 22일 국가인권위원회는 현대제철 현장에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심대한 차별과 불공정이 존재함을 확인하고 인권 차원에서 이를 시급하게 고칠 것을 요구하는 결정을 내리고 사측에 차별시정 결정문을 전달했다.

현대제철은 4월 19일 결정문에 대한 이행계획서를 작성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이행계획서 제출 후 반년이 지났음에도 현대제철 현장에는 차별이 줄어들거나 제도를 바꾸는 노력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현대제철 당진과 순천공장에서 일하는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를 중심으로 지난 6월 12일 결정문 이행을 촉구하는 진정을 고용노동부에 제출했다.

그러나 사측은 노동부가 차별을 개선하라고 행정지도를 했지만, 어떤 입장도 제출하지 않았다. 결국, 인권위 결정 이후로도 현장의 개선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9월 20일 광주고법은 현대제철 순천공장 비정규직 노동자가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 대해 161명 전원이 불법파견이라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서도 현대제철은 해당 근로자들을 현대제철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고 상고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고법 판결에 대해서는 최근 법리적으로 대법원 판단을 받아볼 필요성이 있어 상고를 제기한 상황이므로 판결은 아직 확정상태가 아니다"며 "정규직 전환 여부는 대법원 판결을 지켜본 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진용준 기자  jyj@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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