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 2019.12.12 목 17:41
HOME 오피니언 칼럼
[도농협동칼럼] 쌀, 성인병 주범 아니다
권갑하 도농협동연수원장/시인 | 승인 2019.07.30 15:17

[여성소비자신문] 지난 칼럼에서 밀가루의 유해성에 대해 짧게 이야기를 했다. 많은 분들이 특히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 놀라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함을 호소했다.

아기를 출산하면 얼마를 지원하겠다는 뒷북치는 식의 정책이 아니라 젊은이들이 건강한 몸으로 아기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식문화 개선에 정책적 지원이 시급함을 공감했다.

하지만 언제쯤 실현될지 모르는 정책만 무작정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오늘부터, 우리 가족, 우리 회사부터 건강을 해치는 음식에 경각심을 갖고 식문화 개선의 주체가 되어야 함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번 글에서는 우리의 주식인 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밀가루의 유해성 문제도 결국은 주식인 쌀의 대체재인 밀가루 음식문화의 확산으로 생겨나는 문제라는 점에서다. 언제부턴가 ‘쌀=탄수화물’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쌀이 비만과 당뇨병 등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라는 편견과 오해가 심어졌다.

이러한 환경 형성 배경에 서구의 식문화를 이식하려는 농산물 수출국과 가공식품 업계의 전략이 숨어 있는 것은 아닌지 경계하게 된다.

탄수화물의 문제는 결국 단맛 중심의 식문화가 핵심이다. 쌀밥보다는 국수, 빵 등 밀가루 음식과 탄산음료, 커피의 시럽, 과자 등이 비만에 더 큰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 설탕과 수입 농산물로 가공된 기름의 과다 사용도 문제가 적지 않다. 어쩌면 이런 문제들은 도외시한 채 쌀이 모든 성인병의 주범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으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로 인해 1인당 쌀 소비량이 급감했고 쌀 생산기반마저 흔들리는 상황에 이르렀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쌀 대신 수입 밀가루로 만든 빵 중심의 식문화가 갈수록 확산되어 각종 질병을 유발하고 있는 점이다.

쌀눈이 붙어 있는 쌀눈쌀이나 현미는 고혈압과 암, 성인병을 예방하는 신이 내린 선물이라 말한다. 지금 젊은이들은 우리 쌀로 지은 쌀밥을 너무 먹지 않아 문제다. 탄수화물 섭취가 부족하면 지방대사에 이상에 생기고 두뇌활동도 저하된다.

실제 농촌진흥청과 분당제생병원이 2018년 공동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도 정량의 쌀밥 섭취는 고혈당·고혈압·고지혈증·비만 등의 대사증후군 예방에 효과가 있고 건강 증진 효과도 큼을 처음으로 밝혔다.

백미가 문제라면 쌀밥을 현미밥으로 바꾸면 오히려 건강 식단이 될 수 있다. 또 수입 밀가루로 만들어진 면이 문제인 만큼 메밀면을 즐기는 식문화 확산도 필요하다. 

농협에서는 오리온과 함께 밀가루를 쌀가루로 대체하기 위해 2016년부터 쌀가루 대량 생산 체계 구축과 이를 원료로 만든 가공식품을 개발해 시판 중이다. 간식용으로 인기가 높은 ‘오 그레놀라’와 ‘파스타칩’ 등은 1년 만에 4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롯데제과와는 쌀로 만든 아이스크림도 출시했다.      

식문화 개선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지만 우리 국민이 위험에 처해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해결하지 못할 일도 아니다. 소비 패턴이 바뀌면 공급은 저절로 바뀌게 마련이다. 그동안은 공급이 시장을 장악해 소비를 주도하고 식문화를 좌지우지해왔다면 지금부터는 깨어 있는 우리 소비자들이 주체가 되어 안전한 식재료 조달 체계를 확립해 나가야 할 것이다.   

권갑하 도농협동연수원장/시인  sitopia@naver.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