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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및 가전 세트부문 협력사들에 ‘일본의 수출규제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일본산 소재 및 부품 재고를 90일치 이상 확보해달라’고 요청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CE(소비자가전)부문과 IM(IT모바일)부문 구매팀 명의로 국내 협력사들에 공문을 보냈다. 일본산 소재·부품 전 품목의 재고를 90일치 이상 확보해달라는 요청이다.

삼성전자는 재고 확보 시한을 이달 말에서 늦어도 8월 15일까지로 지정했다. 확보한 물량의 소진과 대금 지급 등은 삼성전자 측이 모두 책임지겠다고도 밝혔다. 삼성전자는 또 공문에서 한국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제외될 경우 수출규제 대상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수출 규제와 관련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 부문도 본격 대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두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후 사장단 회의에서 언급한 ‘컨틴전시 플랜’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13일 김기남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부회장과 진교영 메모리사업부 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경영진과 긴급사장단 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사장단에 “단기 현안 대체에만 급급하지 말고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의 큰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며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한편 흔들리지 않고 시장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자”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비상상황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하라”며 “향후 일본의 수출 규제가 휴대폰과 가전 등 다른 사업 분야로 확대될 가능성까지 대비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일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PI), 포토 리지스트(PR), 고순도 불산(HF)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필수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시행했다.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생산하는 삼성전자로서는 향후 모바일과 가전 부문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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