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전환신주 823만5000주에 대한 41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납입일을 오는 20일에서 27일로 변경했다. 케이뱅크는 14일 이같은 사실을 공시하고 주주사들 의사 결정 과정에서 단순 절차상 시간이 걸려 납입일을 유예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증자는 지난달 15일 이사회를 열고 결의한데 따른 것이다. 증자가 완료되면 케이뱅크의 총자본금은 5187억원이 된다. 당초 추진하려던 59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는 잠정 중단됐다.

앞서 케이뱅크는 이번 증자를 두고 “브리지(가교) 차원에서 단행하는 것”이라며 “핵심주주인 KT와 우리은행, NH투자증권은 이번 증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새로운 ICT 대주주를 찾을 때까지 지분율에 따라 자본을 추가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케이뱅크의 대주주로 올라서려던 KT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담합 혐의가 적발돼 5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고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대주주적격성 심사도 중단된 만큼 업계는 대안으로 우리은행과 NH투자증권을 꼽고 있다. 케이뱅크는 현재 자본금 부족으로 대출 상품 판매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고 있다.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도 3월말 기준 12.48%로 은행권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현행법상 우리은행은 케이뱅크 지분을 15% 이상 가질 수 없다. 우리은행 지분이 15% 이상으로 확대될 경우 이를 지주사 자회사로 넘겨야 한다. 지주사는 또 자회사 지분을 최소 ‘50%+1주’ 이상 보유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은행이 재무적 투자자(FI)로써 투자한다면 케이뱅크 지분을 30% 미만까지 늘릴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지분율을 늘린 후 KT, NH투자증권을 비롯한 주요 주주사들이 자금을 투입하면 경영을 정상화하고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중론”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문제는 증자 이후다. 이 관계자는 “케이뱅크가 당면한 문제는 새 대주주를 찾는 것”이라며 “이미 인터넷 은행에 관심을 보인 기업들이 제 3인터넷은행 심사에 참여한 바 있는데다 케이뱅크를 감당할 만한 ICT기업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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